"독립운동은 자유국가 건국 과정"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취임 100일을 앞둔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의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또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계승해 한일 관계를 빠르게 회복·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그 단계에 맞춰 북한의 경제와 민생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담대한 구상'을 제안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제안한 '담대한 구상'의 구체 방안으로는 △대규모 식량 공급 프로그램 △발전과 송배전 인프라 지원 △국제교역을 위한 항만과 공항의 현대화 프로젝트 △농업 생산성 제고를 위한 기술 지원 프로그램 △병원과 의료 인프라의 현대화 지원 △국제투자 및 금융 지원 프로그램 등이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언급한 '담대한 구상'과 관련해 대규모 식량공급과 민생개선 시범사업 등 경제 민생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과감하고 포괄적 구상이라고 밝혔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정부의 대북·통일 정책 목표는 비핵, 평화, 번영의 한반도를 구현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또한 유엔 대북제재의 단계적 완화도 가능하다는 입장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과거 우리의 자유를 되찾고 지키기 위해서 정치적 지배로부터 벗어나야 하는 대상이었던 일본은 이제 세계시민의 자유를 위협하는 도전에 맞서 함께 힘을 합쳐 나아가야 하는 이웃"이라며 "한일관계의 포괄적 미래상을 제시한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계승해 한일관계를 빠르게 회복하고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15분가량 진행된 경축사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자유'로, 총 33번 등장했다. 윤 대통령은 "일제 강점기 시절 독립운동은 3.1 독립선언과 상해 임시정부 헌장 그리고 매헌 윤봉길 선생의 독립 정신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국민이 주인인 민주공화국, 자유와 인권, 법치가 존중되는 나라를 세우기 위한 것"이라며 "자유와 인권이 무시되는 전체주의 국가를 세우기 위한 독립운동은 결코 아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독립운동은 공산 세력에 맞서 자유국가를 건국한 과정, 자유민주주의의 토대인 경제성장과 산업화를 이루는 과정,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민주주의를 발전시켜온 과정을 통해 계속돼왔고 현재도 진행 중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