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플랫폼 통해 신용카드 발급하면 ‘최대 23만5000원’ 현금 지급
혜택만 받고 휴면 전환하는 고객 급증…카드사 마케팅 비용 부담 가중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카드사에서 혜택은 최대한으로 이용하면서, 해당 상품의 사용은 최소로 하는 일명 ‘체리피커’고객 때문에 울상이다. 현재 카드사들은 빅테크 업체의 금융 플랫폼을 통해 카드 발급 시 캐시백이나 현금을 지급하는 이벤트가 한창이다. 실제 현금 전환이 가능한 네이버 포인트를 지급하거나 현금 자체를 주는 방식인데, 혜택만 받고 정작 카드 이용은 저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마케팅 비용만 가중하고 있다.
16일 여신업계 따르면 카드사들은 토스와 네이버, 카카오페이 등 주요 금융 플랫폼에서 신용카드를 새로 발급하면 최소 7만원에서 최대 23만5000원의 현금 혹은 현금성 포인트를 캐시백 해준다. 새로 발급받은 신용카드를 일정 금액 이상 사용하는 등 조건을 충족하면 현금이나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로 돌려주는 식이다.
삼성카드는 네이버페이 응모 후 ‘더 원(The 1) 프리미엄’ 카드로 일정 기간 내 네이버페이 간편결제를 합산 20만원 이상 쓰면 네이버페이포인트 20만원을 적립해준다. 여기에 아파트 관리비, 이동통신요금, 도시가스요금, 전기요금, 4대 보험료 등을 정기결제 신청하면 최대 3만5000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준다.
현대카드도 ‘더 핑크’(The Pink)와 ‘더 그린’(The Green Edition2) 카드를 다음달 말까지 30만원 이상 결제하면 20만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돌려준다. 온라인 페이앱에 카드를 등록하거나 생활비 자동이체 서비스에 카드를 등록하면 추가로 최대 3만5000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지급한다. 다른 카드사들 모두 이런 식의 카드 발급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카드사들이 이처럼 ‘퍼주기식’ 마케팅을 강화하는 배경은 역시 새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온라인 채널을 경유한 카드 모집비용은 카드모집인을 통한 영업보다 3분의 1 수준이다.
그러나 소비자들 사이에서 혜택만 받고 카드사를 갈아타는 ‘풍차 돌리기’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카드사들은 고심이다. 카드사 대부분은 직전 6개월에서 1년 동안 자사 신용카드 거래 이력이 없는 고객을 대상으로 이런 현금성 이벤트를 진행한다. 체리피커들은 자신의 카드 발급 일자 등을 엑셀 등으로 정리했다가 혜택을 다시 받을 수 있는 시기가 되면 다시 플랫폼을 통해 새로 카드를 발급하는 방법 등을 활용한다.
이런 방식으로는 단기적으로는 신규 고객이 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고객 입장에서도 카드 연회비 부담이 커서 실제 이익은 체감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가장 많은 혜택을 주는 카드는 삼성카드 THE 1인데 카드 연회비가 국내 전용 기준 19만5000원에 달한다.
한편 포인트 혜택 등이 늘면서 사용하지 않는 카드 수도 함께 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1년 동안 사용실적이 없는 휴면카드는 1300만장을 돌파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200만장 넘게 늘었다. 전체 발급 카드 중 휴면카드 비중도 17.5%나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