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수천억 벌어들인 ‘푸르덴셜’…KB생명 2년 연속 ‘적자’
“재무·건전성 차이 커”…통합법인 일부 지표 하락 가능성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이 내년 1월 합병을 앞둔 가운데, ‘통합법인’의 일부 지표가 하락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7일 보험업계 따르면 지난 9일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은 합병계약 체결을 마무리하고, 각각 주주총회와 이사회 승인을 완료했다. 이번 합병은 KB금융그룹 내 생명보험 사업부문의 통합 과정으로 이뤄졌다. 존속법인은 푸르덴셜생명보험이고 소멸법인은 KB생명보험이다. 예정 합병기일은 내년 1월1일로 금융위원회로부터 합병인가 절차만 남았다.
합병법인은 시장점유율 3~4%의 중위권 시장지위를 보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푸르덴셜생명보험의 보장성보험, 변액보험 및 퇴직연금 보유계약에 KB생명보험의 저축성보험 중심 보유계약이 합산된다. 통합법인의 수입보험료 비중은 작년 말 기준으로 보장성보험 38%, 저축성보험 33%, 변액보험 24%, 퇴직연금 15%로 추정된다. KB생명보험은 합병으로 외형확대, 보유계약의 수익성 개선 및 자본력 증가 등에 따라 전반적인 재무지표 개선도 기대된다.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보험이 통합하게 되면 단순 합산으로 자산규모 35조원의 약 8위의 중견 생명보험사로 재탄생한다. 현재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의 자산은 각각 25조원, 10조원 수준이다.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보험의 통합을 통해 판매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은 고소득자 위주 고객을 보유한 탄탄한 설계사 조직을 두고 있으며, KB생명은 온라인과 GA 위주의 판매를 해왔다. 두 판매 채널 결합을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차별화된 상품과 ‘프리미엄 종합금융컨설팅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다.
그러나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은 ‘수익성’과 ‘건전성’ 등 재무적인 측면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 한국신용평가가 평가한 푸르덴셜생명의 보험금지급능력평가(IFSR) 신용등급은 ‘AAA’이다. KB생명은 이보다 3계단이나 낮은 ‘AA-’ 수준이다. 매년 수천억대 수익을 올린 푸르덴셜생명과 달리 KB생명은 2년 연속 부진하다. 푸르덴셜생명은 2020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2250억원 안팎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KB생명은 각각 232억원, 466억원의 적자다.
RBC 차이도 크다. 푸르덴셜생명은 작년 하반기부터 금리 인상이 본격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3말 기준 282.34%로 업계 평균인 208.78%를 크게 웃돈다. 그러나 KB생명은 151.05%로 집계돼,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겨우 턱걸이했다.
이 때문에 양사 합병 이후, 상대적으로 우월한 재무 건전성을 보유한 푸르덴셜생명의 일부 지표가 소폭 하락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신용평가는 보고서를 통해 “KB생명은 합병으로 외형확대, 보유계약의 수익성 개선 및 자본력 증가 등에 따라 전반적인 재무지표 개선이 예상된다”면서도 “푸르덴셜생명은 우수한 재무건전성이 희석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업계 최상위권의 RBC와 안정적인 자산운용 구조를 유지하고 있으나, 합병 후 자본력 희석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