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상반기 성적 ‘부동산’이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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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상반기 성적 ‘부동산’이 갈랐다
  • 이채원 기자
  • 승인 2022.08.1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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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대금 감소·금리 상승으로 주요 증권사 순익 절반↓
부동산 PF 강한 메리츠·다올, 전년比 9.8%·47.6% 올라
“증권업, 3분기는 2분기보다 안정적인 실적 기록할 것”
증권사들의 상반기 성적이 대체로 하락했다. 사진=이채원 기자
증권사들의 상반기 성적이 대체로 하락했다. 사진=이채원 기자
[매일일보 이채원 기자] 증시침체로 투자심리가 약화되자 올해 증권사들의 상반기 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이 가운데 부동산금융 비중이 큰 일부 증권사들은 선방해 눈길을 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반기 주요 증권사들의 실적은 대부분 40~60% 감소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48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0.25% 줄었다. 삼성증권은 이 기간 47.9% 감소한 288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NH투자증권은 상반기 전년 보다 58% 급감한 2219억원, KB증권은 50.7% 줄어든 186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나증권과 키움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각각 1383억원, 2498억원으로 1년 전보다 49.8%, 48.8% 감소했으며 신한금융투자 또한 상반기 순이익이 1891억원으로 41.4% 줄었다. 대신증권의 순이익은 66.2% 줄어든 1627억원으로 10대 증권사 중 감소폭이 가장 컸다.  중소형 증권사도 실적부진을 면치 못했다. 유안타증권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25억4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22% 급감했다. DB금융투자의 순이익은 1년 전보다 79.06% 내린 151억4300만원으로 집계됐다. 교보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559억5304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03% 감소했다.  올 들어 경기침체 우려에 증시 약세가 지속되자 주식 거래대금이 급감한 영향이 컸다. 올해 상반기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18조4737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38.7% 줄었다.  또 시장 금리가 오르며 채권 가격이 떨어진 점도 증권업계 실적하락의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증권사 이익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채권운용손익인데 지난 6월 국채 10년물 금리가 3.8%에 육박했다”며 “지수만큼이나 금리도 언더슈팅이 과도하다고 판단되고 3분기 증권사의 채권운용 환경은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반면 IB부문에서 리스크 관리를 통해 채권운용 손익을 방어하고 포트폴리오를 넓힌 증권사는 비교적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포트폴리오 중 부동산금융 비중이 큰 곳은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460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9.5% 줄었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9.8% 늘어난 575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회사는 불안정한 금융환경 속에서 선제적 대응을 통해 트레이딩 부문 손익을 방어하고 IB, 세일즈&트레이딩 등 다각화된 포트폴리오에서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증권도 올 상반기 전년 대비 7.4% 감소한 67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올투자증권은 상반기 연결기준 119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809억원) 대비 47.6% 증가한 수치다. 증권사 전환 후 최대실적이며 증권업계에서도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다올투자증권은 우량 딜 발굴을 통한 양적·질적 성장을 실적향상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기업금융(IB) 부문에서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수익원 확대가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올투자증권에 대해 “부동산 PF 호조에 힘입어 IB 수수료 손익이 전년보다 32% 올랐다”며 “연초부터 선제적인 부실자산 정리 및 투자자산 분산 등 PF 심사를 강화해온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증권업계가 3분기부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이 비록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존재하긴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사업다각화를 추진해오면서 그만큼 이익의 안정성이 과거(위탁매매 의존도가 높았던 천수답 시기)에 비해 높아진 만큼 우려보다 2022년 견조한 실적 시현이 가능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은 2분기와 비교해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며 “2분기 부진의 핵심 원인이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평가 손실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모멘텀 측면의 변화는 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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