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국내 시중은행들이 상반기 순이익으로 5조9000억원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 이익까지 합치면 6조8000억원에 달한다.
18일 금융감독원의 상반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에 따르면 일반 시중은행의 2분기 영업이익은 3조2000억원으로 1분기 영업이익 3조6000억원과 함께 5조900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7000억원(13.5%) 증가했다.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도 각각 8000억원, 500억원 순이익을 냈다. 지방은행은 전년대비 1000억원 증가한 반면, 인터넷은행은 500억원 줄었다. 중금리대출 확대를 위해 자금조달비용이 증가한 탓으로 보인다.
상반기 일반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는 0.62%로 전년과 같았다. 하지만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의 경우 9.41%로 전년 8.91% 대비 0.5%p 향상됐다. 대출금리 상승에 기존 변동금리 대출 이자수익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수은행까지 포함한 국내 전체은행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26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조1000억원(18.8%) 뛰었다. 대출채권 등 운용자산이 10.8% 증가했고, 순이자마진(NIM)도 0.12%p 상승한 것에 기인했다.
은행 핵심 수익지표인 NIM은 1.44%에서 1.56%로 높아졌다. 예금금리에 비해 대출금리 상승이 빨랐기 때문이다.
다만 부실대출에 대응하는 대손비용은 3조1000억원으로 1년 새 1조1000억원(54%) 증가했다.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에 대비한 대손충당금 적립을 늘렸기 때문이다. 영업외 손익도 지난해 1조1000억원에서 올해 4000억원으로 6000억원 감소했다.
은행권 입장에서 늘어난 이익이 마냥 반가운 것은 아니다. 자칫 '관치금융'의 명분이 될 수 있어서다.
실제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지는데 자금조달비용은 커지면서 하반기 실적 전망은 불투명하다. 가계대출 성장이 둔화되면서 감소세로 전화하고 있고, 새출발기금·안심전환대출 등 정부의 대출금리 인하 조치에 따른 은행 부담도 우려된다.
전배승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2분기 가계대출 증가율은 0.2%로 사실상 정체상태"라며 "금리수준이 계속 높아져 실적 증가세가 점차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