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GA시장 진출에 보험설계사 ‘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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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GA시장 진출에 보험설계사 ‘부글’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2.08.18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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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토스·카카오 등에 ‘보험 비교서비스’ 허용 재검토
GA업계, “설계사 소득 감소·불공정 경쟁 우려” 강력 반발
지난 2019년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카카오페이데이 2019’ 행사에서 카카오페이의 플랫폼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사진=카카오페이 제공.
지난 2019년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카카오페이데이 2019’ 행사에서 카카오페이의 플랫폼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사진=카카오페이 제공.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빅테크 업체의 보험업 진출이 본격화한 가운데, ‘보험 설계사’를 포함한 보험대리점(GA) 업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빅테크들이 강력한 플랫폼을 앞세워 보험 영업에 나설 경우, 현재 45만명에 달하는 보험 설계사들 일자리가 위협받게 될 것이란 우려다. 18일 업계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금융규제 샌드박스(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보험비교서비스’의 허용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9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을 강화하며 카카오페이의 금융(보험)상품 비교·추천서비스는 ‘광고’가 아닌 보험판매 ‘중개’행위로 규정, 이 서비스를 제한한 바 있다.
보험 상품 비교·추천 방식은 빅테크 업체의 주력 사업 모델이었다. 핀테크 업체가 관련 서비스를 이어가려면 보험대리점업을 등록해야 하는데, 현행 보험대리접업법상 전자금융업자나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은 자격 획득이 불가능하다. 빅테크들은 대부분 보험 비교 서비스를 내리거나 자회사로 보험대리점을 설립, 우회해 보험을 모집하거나 광고 형태로 제한된 서비스만 해왔다. 일부 중소형 회사들은 영업을 중단한 채 투자금만 날리는 상황이 돼 경영상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금융당국은 빅테크에 대한 보험 비교서비스를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분위기다. GA업계에서는 소비자선택권 제한과 기존 모집채널과의 갈등, 대리점·설계사의 고용감소 유발, 불공정경쟁 등 크게 네가지 이유를 들어 반발하고 있다. 한국보험대리점협회(IAA)는 보도자료를 통해 “온라인 플랫폼의 보험대리점 허용은 결국 45만여명의 보험설계사 및 보험대리점의 소득감소와 설계사 대량 탈락, 보험대리점산업의 위축을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온라인플랫폼이 거대자본과 수천만 고객DB를 바탕으로 보험대리점 진입 시 우월적 지위 남용 및 보험시장 잠식, 모집 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실제 빅테크 업체들은 기존 GA채널을 빠르게 흡수하며 영향력을 확대 중이다. 토스의 보험대리점(GA) ‘토스인슈어런스’는 올해 초인 지난 1월 위촉직 보험설계사 모집하며 대면 영업 채널을 확장했다. 토스인슈어런스는 직급·실적에 상관없이 모든 설계사에게 판매수수료 75%를 지급하는 등 파격적인 조건도 제시했다. 보험설계사의 영업을 지원하기 위해 매일 고객정보(DB) 두 건도 제공한다. 올해 3월에는 키움에셋플래너 소속 매출 1위 사업단과 소속 설계사 대부분을 인수하기도 했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카카오보험) 역시 보험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모든 채비를 마쳤다. 최근 카카오보험은 카카오싱크를 통해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테스트를 마무리했다. 카카오싱크는 복잡한 회원가입 절차 없이 카카오가 제공하는 간편 가입창을 통해 빠르게 회원 가입을 할 수 있는 간편 가입 서비스다. 빅테크 진출 이후 영업채널 경쟁력이 약화하면서 보험설계사들의 소득은 하락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설계사의 월평균 소득은 지난해 기준 각각 323만원과 256만원이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생명보험 전속 설계사의 월평균 소득은 연평균 2%, 손해보험 전속 설계사는 7.6% 하락했다. 전문가들 역시 GA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영업의 건전성 확보를 위해 실효성 있는 규제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동겸·정인영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플랫폼 기업의 보험 상품 판매 확대 과정에서 기존 사업자와의 공정 경제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규제 방향성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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