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지난달 거주자 외화예금이 기업을 중심으로 33억달러 이상 증가했다. 달러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기업들이 수출대금 현물환 매도를 늦췄기 때문이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903억8000만달러로, 전월 말 대비 33억2000만달러 늘었다. 한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 진출 외국 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말한다.
주체별로 보면 한 달 새 기업예금(759억달러)은 33억3000만달러 늘었고 개인예금(144억8000만달러)은 1000만달러 감소했다. 최근 환율이 지속해서 올라 개인들이 달러를 매도하면서 올해 들어 7개월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통화별로는 미국 달러화예금(764억7000만달러)이 28억6000만달러, 유로화예금(52억달러)은 5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일본 엔화예금(54억8000만달러)는 5000만달러 줄었고, 중국 위안화예금(16억6000만달러)은 3000만달러 늘었다.
한국은행은 “원·달러 환율 상승 기대감 등으로 기업의 현물환 매도가 지연됐고, 해외직접투자 자금이 일시적으로 예치되며 달러화 예금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로화 예금은 용역거래 대금 예치, 일부 증권사의 해외 파생거래 관련 증거금 회수 등에 힘입어 늘었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월 월평균 1280원에서 지난달 1307.5원으로 한 달 사이 26.6원 올랐다.
은행별로 보면 국내은행 외화예금은 24억4000만달러 늘어난 815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외국계 은행 국내 지점은 8억8000만달러 증가한 87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