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정점 지연·경기둔화 압력 가중…환율 1400원 돌파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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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정점 지연·경기둔화 압력 가중…환율 1400원 돌파 가능성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2.08.22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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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들 "韓 경기침체 우려 美보다 커"...한은 긴축 유지 딜레마
"당분간 원화 약세 불가피"...금통위 앞두고 불확실성 커져
우리나라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물가와 환율이 치솟고 있어 한국은행의 긴축 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다. 사진은 하나은행 직원이 달러화를 검수 중인 모습.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물가와 환율이 치솟고 있어 한국은행의 긴축 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다. 사진은 하나은행 직원이 달러화를 검수 중인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오는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속도와 환율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조절에 들어갈 경우 한은의 금리인상 압박도 다소 작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는 아직 물가 정점 통과 신호를 확인하지 못했고 최근 원·달러 환율도 치솟고 있어 인상 기조가 더 지속돼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은의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우리나라 경기둔화 우려가 미국보다 더 커 미국보다 더 빨리 금리 인상이 종료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제금융센터가 발간한 ‘국내 시장금리에 대한 해외IB 시각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다수의 IB들은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10월에 종료, 금리가 연 2.75%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소비자 심리지수 급락와 주택 가격 학락, 고물가 지속으로 3분기에는 소비 둔화 리스크가 커지는 등 경기 둔화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IB들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각각 2.3%, 5.1%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부합하는 금리 수준은 2.75%라는 설명이다. 씨티는 “8월과 10월에 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한 후 비둘기적으로 기조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며 “물가는 9~10월 6%대 중반까지 상승하겠지만 11월 이후에는 5%대로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내년 7월 이후부턴 금리를 매분기 0.5%포인트 인하해 내년말 1.75%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윤경 국금센터 자본시장부장은 “IB들의 국내 시장금리 전망에는 우리나라 성장에 대한 우려가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을 내포한다”며 “IB들은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미국보다 조기에 종료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미중 갈등, 중국의 성장 둔화,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등으로 펀더멘탈 하방 압력이 다소 커질 소지가 높다는 평가다.
이처럼 경기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지만 한은은 다음주 금통위에서 일단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달 금통위 직후 "기준금리 2.25%는 아직 중립금리 수준까지 오지 않았다"고 말한 만큼 인상 기조가 이어질 거란 전망이다. 경기둔화 우려보다 치솟은 환율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도 긴축 기조를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외환보유액을 동원한 환율 방어가 잦아지면서 대외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외환보유고 대비 단기외채 비율도 10년 만에 최고치로 오르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은과 기획재정부는 그동안 "강달러는 세계적 현상이어서 외환시장의 인위적 개입은 없다"는 입장을 취해왔지만, 원·달러 환율이 1330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입장에 변화가 있을 지 주목된다. 다시 한번 그런 입장을 강조한다면 원·달러 환율은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선 연준이 긴축을 더 가속화할 수 경우 달러 가치는 더 올라 원·달러 환율이 13년 만에 1400원대에 근접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유로존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유로화 약세에 따른 달러화 상승폭 확대가 올 연말까지 환율 상승을 이끌 것이란 예상이다. 여기에 우리나라 무역수지 적자 지속, 중국 경기둔화와 위안화 약세에 따른 원화 하락 압력도 더해질 수 있단 예상이 나온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2일 ‘하반기 원화 약세 지속 전망’ 보고서를 통해 원·달러 환율이 올 4분기 장중 고가 기준 1380원선에 도달 할 수 있다고 봤다.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원화의 약세 압력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00원선 턱 밑까지 급등할 수 있단 예상이다. 권 연구원은 대외적 원화 약세 악재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긴축 지속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과 유럽의 경기둔화에 따른 위안화, 유로화 약세 흐름을 꼽았다. 그는 “미국 연준발(發) 긴축 경계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측 이슈가 더해지고 있다”면서 “8월 중순 이후 중국 실물지표 부진에 따른 경기 둔화, 위안화 약세 압력이 원화의 추가 약세를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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