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긴축 의지에 '환율폭주'...13년4개월來 최고
'强달러'에 투심도 위축...코스피 2500선 붕괴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한국은행이 오는 25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가운데 금리역전 장기화 현상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금리역전이 장기화되면 외국인 자본유출, 물가 급등,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금융시장도 불확실성이 극대화되고 있다. 이달 초까지만해도 안도랠리 기미를 보였던 증시는 다시 하락장으로 돌아섰고,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340원을 돌파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는 각각 2.25%, 2.25~2.50%다. 상단 기준으로는 미국의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높지만 이달 한은이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 한국과 미국의 금리가 같아진다.
다음 달 미국이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 또다시 역전될 수 있다. 금통위가 이달 금리를 올려도 미국과의 금리 역전은 지속될 것이란 얘기다.
원화값 추락에 따른 증시 자금 이탈도 한은의 긴축 기조를 부추기는 요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9원 상승한 1339.8원으로 마감했다. 특히 이날 환율은 한때 전 거래일 14.3원이나 오른 1340.2원까지 치솟으며 1340원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같은 오름세는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9년 4월 29일(종가 기준 1357.5원) 이후 약 13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 환율 급등으로 인해 주식시장도 약세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30.19포인트(1.21%) 내린 2462.50으로 마감했고, 코스닥도 18.30포인트(2.25%) 하락한 795.87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기준 2460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3일(2461.45)이후 12거래일 만이다.
이날 환율 급등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밝힌 공격적 긴축 의지 때문으로 분석된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75bp(0.75%포인트, 1bp=0.01%포인트)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기울고 있다"고 밝혔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다음달 50bp(1bp=0.01%포인트), 혹은 75bp 금리 인상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중국 위안화와 유로화 등 주요국 통화가 약세를 보이는 점도 원·달러 환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처럼 대외 악재가 겹치면서 향후 환율이 1350원선을 넘어설 것이란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온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연준의 매파적 기조와 미·중 갈등 상황 등의 복합적인 요인이 달러 강세를 이끌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추이를 봐야겠지만, 하반기 고점을 1350원보다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