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아세안 최초 완성차 생산거점 구축 후 배터리셀 합작공장 설립도 순항
정의선-조코위 면담… “현대차·인니 협력, 친환경서 첨단 미래 분야 확장 기대”
[매일일보 김명현 기자]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허브로 부상한 인도네시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인니 완성차 생산 기지에서 제조된 전용 전기차의 인기는 물론이고 배터리셀 합작공장 설립도 순항 중이다. 향후에는 현지 친환경차 확대뿐만 아니라 스마트시티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도 기대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4위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가 글로벌 자동차 생산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에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재료인 니켈의 매장량과 생산량이 풍부하다는 장점이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2100만톤(t)의 니켈이 매장돼 있는 인도네시아는 연간 100만t을 생산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글로벌 니켈 생산량의 37%를 차지했다.
전기차 성장세도 놀라운 수준이다. 2020년 318대에 불과하던 인도네시아 전기차(BEV) 규모는 지난해 720대로 126% 증가했다. 올 1~6월 판매량은 505대를 기록, 연말까지 1000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인니 전기차 시장의 고성장은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가 견인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판매된 전기차 505대 중 현대차(454대)가 약 90% 비중을 차지했다. 그중 아이오닉 5는 395대로 1위를 기록했으며, 계약 대수는 2000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 현대차그룹이 인니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고 있단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현대차그룹의 질주는 앞으로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15억500만달러(약 2조원)를 투자, 인니에 아세안 지역 최초의 완성차 생산 거점을 구축했다. 같은 달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공장 준공식 후 아이오닉 5 양산에 본격 돌입했다.
여기에 현대차그룹은 현지 배터리셀 공장에 대한 투자 유치도 성공시켰다. 최근 해외 금융기관을 통해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합작공장 투자 자금 7억1000만달러를 확보하면서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와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8월 인니 자카르타 인근 카라왕 산업단지 내 배터리셀 합작사를 설립하고, 약 11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바 있다. 합작공장은 내년 상반기 완공 예정이며, 2024년 상반기 배터리셀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는 자사 전용 전기차 모델에 LG에너지솔루션의 고성능 배터리셀 신기술을 적용,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배터리셀 합작공장이 완공되면 현대차그룹의 아세안 전기차 시장 공략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인니에서 전기차뿐 아니라 첨단 미래 사업으로 사업 확장도 꾀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28일 방한한 조코 위도도 인니 대통령과 면담에서 “현대차그룹은 완성차, 건설, 물류, 로봇, AAM, 친환경을 아우르는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며 “인도네시아와의 협력이 친환경에서 첨단 미래 분야로 확장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니 정부는 현재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해 보르네오섬 동칼리만탄으로 수도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신수도는 스마트시티로 건설될 예정이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이날 면담에서 신행정수도 건설과정에서 현대차그룹이 클린 모빌리티 등 중요한 솔루션 제공의 파트너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좌우명 :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