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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핵 재난 우려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목전에 둔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 또다시 포격이 가해졌다고 러시아가 30일(현지시간) 주장했다.
로이터,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가 임명한 에네르호다르 행정부는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자포리자 원전을 향해 포격을 가했다고 텔레그램을 통해 밝혔다.
이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50분께 자포리자 원전 부지를 향해 대구경 포탄이 발사됐으며, 이후 사용후 핵연료 보관시설 주변에서 두 차례 폭발이 일어났다.
러시아는 지속되는 포격이 IAEA의 사찰 임무를 방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임명한 자포리자주 행정부 수반인 블라디미르 로고프에 따르면 지난주 자포리자 원전 및 인근 에네르호다르를 목표로 한 포격 강도가 70% 증가했다.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을 비롯한 국제 전문가 13명으로 구성된 IAEA 사찰단은 원전 피해를 확인하고 안전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이번 주 중 자포리자 원전을 방문할 예정이다.
사찰단은 전날 키이우에 도착했으며, 우크라이나 내부 문건에 따르면 이달 31일 원전 현장에서 사찰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로 6기로 유럽 최대 규모인 자포리자 원전은 개전 직후인 3월 러시아가 점령한 직후부터 포격으로 인한 핵 재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원전과 주변 지역에서 포격과 화재 등 위험천만한 상황이 계속되면서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유럽까지 위험하게 할 방사능 유출 사태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서로에게 포격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이번 사찰 이후에도 문제 해결이 가능할지는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점령을 정당화하기 위해 뻔뻔한 수단을 쓸 것"이라며 사찰단의 '악조건'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는 사찰에 대한 협력을 약속했으나, 유엔의 원전 비무장화 요구는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막아야 한다"며 거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