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연지 기자] 소련의 마지막 지도자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향년 91세로 사망했다. 30일(현지시각) 타스통신,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 임상병원은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이 오랜 투병 끝에 이날 저녁 사망했다"고 밝혔다. 다른 세부 사항은 제공하지 않았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1931년 러시아 남서부 스타브로폴에서 태어나 모스크바 국립대 법대를 졸업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1985년 소련 공산당 서기장으로서 전제주의적 사회주의 체제를 무너뜨린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을 추진했다. 그는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와 이듬해 동서독 통일을 사실상 용인해 서방에서 냉전 해체의 주역으로 높이 평가받는다. 이와 함께소련의 해체를 초래한 장본인으로 동구권을 서방에 넘겨준 '배신자'라는 혹평도 받는다. 올해 초에는 모스크바 외곽의 전원주택인 다차(dacha)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각국 지도자들은 냉전의 종식을 이끈 그의 별세 소식에 애도의 뜻을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트위터에서 "미하일 고르바초프는 신뢰받고 존경받는 지도자였다. 그는 냉전을 끝내고 철의 장막을 무너뜨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그것은 자유로운 유럽을 위한 길을 열었고, 그 유산을 우리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 홈페이지에 올린 애도사에서 "유엔을 대표해 고르바초프의 가족과 러시아 연방의 국민과 정부에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그는 1990년에 노벨 평화상을 받으면서 '평화는 유사성의 통합이 아니라 다양성의 통합'이라고 말했다. 그는 협상, 개혁, 투명성, 군축의 길을 추구하면서 이 중요한 통찰을 실천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는 한 명의 뛰어난 글로벌 지도자이자 헌신적인 다자주의자, 지칠 줄 모르는 평화 옹호자를 잃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