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감사원 수사에서 문재인 정부에서 태양광 사업 등에 2600억원대 비리가 적발된 것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개탄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회에서는 여야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감사원 정치개입 반대법'을 두고 정면 충돌했다. 민주당은 감사원의 문재인 전 정부에 대한 수사를 '보복성 사정'이라고 규정했고 국민의힘은 '감사완박'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맹공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의 혈세가 어려운 분들 위한 복지, 그 분들을 지원하는데 쓰여야 할 돈이 이권 카르텔 비리에 사용됐다는 게 개탄스럽다"며 "법에 위반되는 부분들은 정상적 사법시스템을 통해서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작년 9월부터 지난달까지 전국 226개 지방자치단체 중 12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전력산업기반기금 사업 운영 실태 표본 점검에서 태양광 설비 금융지원사업 위법·부적정 대출 등을 포함해 총 2267건, 2616억 원의 위법·부당 사례가 적발됐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12개 지자체를 표본으로 한 점검에서 광범위한 부실 사례가 적발된 만큼 전국 226개 지자체로 실태조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의 이날 발언 또한 수사를 지속할 것임을 암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전날 이를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며 감사원법 개정안을 발표한 바 있다. 신정훈 의원은 '특별감찰 시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감찰계획서 제출·승인 및 감사 결과 국회 보고', '감사 대상자에 감사 사유 사전 통지' 등의 내용이 담긴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 당시 각종 문제에 대한 감사를 시작하는 것에 대해 국회 다수당이 이를 통제하겠다는 의도를 명백히 드러낸 것이다.
여권은 적극 반발하고 나섰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입맛에 맞지 않으면 일단 국회 권력으로 누르고 보자는 것"이라며 "반헌법적 ‘검수완박’을 통과시키며 대한민국을 큰 혼란에 빠뜨렸던 것이 불과 몇 달 전인데, 야당이 되자마자 정부 시행령을 통제하겠다면서 ‘정부완박’을, 예산편성권을 내놓으라며 ‘예산완박’까지 위헌적 ‘완박’ 시리즈를 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감사원장 출신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 또한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특별감사는 신속, 은밀이 핵심인데 국회 승인을 먼저 받으라는 건 감사를 하지 말라는 얘기"라며 "헌법체계를 파괴하는 민주당의 기상천외한 발상은 가리고 덮어야 할 지난 정부의 불법과 비리가 얼마나 많은지를 스스로 자인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