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인사말
- 안녕하세요, 김경희입니다. 이번에 사진전 '쇠락 속에서' 그리고 같은 제목으로 사진집 '쇠락 속에서'를 출간하게 돼서 인사드립니다.
- 제가 선택한다기보다는 어떻게 보면 선택당하는 게 아닌가. 그래서 저는 '이끌린다'라는 표현을 좀 쓰기도 하는데요, 이성적이거나 합리적인 생각 또 그런 게 정지된 상태에서 좀 즉흥적이고 또 순간적인 어떤 감정에 딱 일어났을 때 대상과의 만남 그때 사진이 나를 가장 닮아있다고 봐요. 그리고 그 사진을 통해서 또 거울처럼 나를 보기도 하죠, 그래서 꼭 정해진 소재는 없습니다. 제 일상의 모든 소재가 (사진의) 소재가 될 수가 있죠.
Q. 이번 사진전은 모두 필름 카메라로 촬영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 (디지털 카메라를 쓴 적도 있지만) 아직은 필름 카메라만 쓰고 싶어요. 왜냐하면 그 프린트 됐을 때 보면 제가 느끼는 걸 수도 있지만 눈이 편안하고 이 입자 망점이라고 하고 그레인이라고도 하는데 그게 굉장히 저한테는 아름답게 느껴지고 색감도 디지털로 표현할 수 없는 그런 것도 있다고 느낍니다. 필름 카메라에서 그런 한계점이 분명히 있어요. 낡고 기계적인 결함이 있긴 한데 저는 그 속에서 집중할 수 있는 걸 느끼겠더라고요. 내가 할 수 있는 게 너무 많으면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은데 할 수 있는 게 딱 이것만큼 있다고 그러면 그것을 더 잘하려고 집중을 하게 되는데 저는 좀 그런 면이 또 인생을 닮아 있다고 보고 그래서 전 아직은 필름이 재미있습니다
Q. 사진전 '쇠락 속에서'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사진은 저 같아요, 제 사진도 저와 같고. 내가 주변에 있는 내 세계를 어떻게 보고 있느냐를 사진을 통해서 다시 볼 때가 많아요. 그래서 내가 세상을 이런 식으로 보는구나(를 알게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이 '너는 왜 이렇게 사진이 우울하냐, 좀 멜랑꼴리하다' (한 선배에게서) 문자가 와서 '이번에는 너 사진이 좀 에로틱하다' 그런 얘기는 처음 들었는데 '그럴 수도 있겠구나' 내 사진이 나를 표현한 것이듯이 사진을 보는 분들도 본인들을 투영을 해서 보더라고요. 저는 이번 사진전에서는 사진을 보면서 이 대상이 무엇이든간에 시글어가는 꽃이든 혹은 금방 사그라들 거품이든 그리고 (사진 속 ) 개 4마리는 왜 어둠에서 저렇게 같이 모여서 잠을 자는가를 보든 제 사진에서 좀 힘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생명력, 그들의 생명력. 그리고 어떤 밝음, 즐거움 그런 것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그 대상들을 찍을 때 제가 그런 걸 느꼈거든요. (그걸) 느껴서 제가 또 찍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