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폐지'에 李 "정쟁 소지" 사실상 반대…여야 충돌 뇌관 급부상
상태바
'여가부 폐지'에 李 "정쟁 소지" 사실상 반대…여야 충돌 뇌관 급부상
  • 조민교 기자
  • 승인 2022.10.10 15: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재명 "정부조직개편안, 정쟁 유도…우선순위 잘못" 사실상 반대 입장
국민의힘, 다음달 중 개정안 국회에서 통과시킨다는 계획…충돌 불가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부가 내놓은 조직개편안의 핵심 내용인 '여성가족부 폐지'에 대해 사실상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여가부 폐지가 여야 충돌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올랐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7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여가부 폐지는 정쟁의 소지가 강하다"라며 "정부조직 개편의 우선순위가 잘못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미래지향적 정부조직법이 되어야 하는데 그런 게 담기지 않았다"며 "미래에 대응할만한 내용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경제, 안보 상황이 엄중한 현 시점에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여가부 폐지가 진행되는 것에 반대 의사를 표한 것이다.

국회 여성가족위원장인 권인숙 민주당 의원 또한 "여가부의 성평등정책 총괄과 조정 기능은 축소·폐지가 확실시된 것임에도 정부는 ‘한 단계 격이 높아진 것’이라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며 "총괄 기능이 없어지면 여성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정책은 주변화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지난 6일 여성가족부 폐지, 국가보훈처의 국가보훈부 승격, 재외동포청 신설 등의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 개편안을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여야 갈등의 새로운 뇌관으로 급부상했다. 민주당은 앞서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낀다"고 우려를 표하면서도, 여가부 폐지 논쟁이 워낙 첨예한 만큼 갈등이 확산될 경우 윤석열 정부에 불리한 다른 사안이 묻힐 가능성을 경계하는 것과 국정발목 잡기라는 프레임에 휩싸일 것을 염려해 큰 반대 의사를 표하지 않은 바 있다. 그러나 이 대표가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하면서 갈등이 불가피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여가부 폐지를 서두르는 것이 윤석열 대통령의 떨어진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노림수로도 해석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20대 남성(이대남)은 이 대표보다 윤 대통령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인 바 있다. 이는 '여가부 폐지'와 '무고죄 처벌 강화' 등 이대남 맞춤형 공약 행보를 이어간 결과로 해석된 바 있다. 최근 해외 순방 비속어 파문 등으로 떨어진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표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다음달 중 개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지난 7일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소속 의원 전원(115명)이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되려면 다수당인 민주당의 협조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