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세진 美 긴축 신호…신용스프레드 확대 경기침체 공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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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세진 美 긴축 신호…신용스프레드 확대 경기침체 공포 확산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2.10.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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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파 연준'에 美 10년물 국채금리 14년 만에 최고
벌어지는 회사채와 국채 금리차...'자금경색' 심화
미 연방준비제도의 고강도 긴축이 예고되면서 국채 금리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사진은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연준 청사. 사진=연합뉴스
미 연방준비제도의 고강도 긴축이 예고되면서 국채 금리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사진은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연준 청사.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미국 국채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다. 내년 5월경 미 기준금리가 5%까지 급등할 거라는 시장 예측에 국채 금리도 고삐가 풀린 모양새다. 달러 가치 상승세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일(현지 시간)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주요 시장 금리 벤치마크인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7월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4.2%를 넘은 데 이어 21일 0시 기준으로는 4.265%까지 올랐다. 올 1월과 비교해 2.6%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984년 이후 38년 만에 12주째 상승 중이다.
국채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건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계속 올릴 것으로 예상되서다. 특히 투자자들은 20일 선물시장에서 2023년 5월 미 기준금리가 5.0%에 이를 것으로 보고 거래를 시작했다. 현재 기준금리 3.0∼3.25%에서 약 2%포인트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는 의미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매파적’ 발언도 국채 금리 상승에 일조했다. 하커 총재는 “실망스러운 인플레이션 억제 노력의 결과, 연말까지 기준금리는 4%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연준 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어 “2024년 말에야 연준 목표치인 2%대로 물가가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10월 9∼15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전주(前週)보다 1만2000건 감소하는 등 과열된 노동시장도 연준이 고강도 긴축을 이어갈 것이란 예측에 힘을 싣고 있다. 11월 연준의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이 유력시되는 분위기다. 이처럼 채권시장이 얼어붙으며 ‘돈맥경화’ 공포도 커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이 주된 원인이지만 시중은행이 시중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영향도 크다.  최근에는 강원도가 보증을 선 레고랜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의 채무불이행까지 더해지며 단기금융시장에서는 ‘금리 발작’까지 벌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채권안전펀드를 긴급 투입해 유동성을 공급하고, 시중은행이 은행채를 덜 발행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이미 채권 금리는 일제히 뛰고 있다. 자금 경색 우려가 커지면서다. 국채 금리가 14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20일에는 회사채 3년물 (AA-) 금리도 연 5.588%로 전날보다 0.055%포인트 올랐다. 단기자금 시장도 얼어붙고 있다. 3개월 만기 기업어음(CP) 91일물 금리는 20일 연 4.1%로 치솟았다. CP 금리는 전날 연 4.02%로 올해 들어 처음으로 4%대에 진입했다. 특히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회사채(AA-, 3년물)와 국채 간 금리 차(스프레드)는 14일 1.14%포인트까지 벌어졌다. 2012~2021년 중 장기 평균(0.43%포인트)을 크게 웃돌고 세계 금융위기이던 2009년 9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회사채와 국채 간의 금리 차가 벌어진다는 건 그만큼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회사채 등 자금 시장에 찬 바람이 부는 건 기준금리 인상으로 신용도와 유동성이 낮은 회사채 투자 수요가 주요한 원인이다. 중앙은행의 긴축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다.  올해 하반기 들어 은행들이 시중의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됐다는 점도 부정적 요인이다. 은행채 순발행액(발행액-상환액)의 경우 지난 1, 2분기(-6160억원)에는 발행보다 상환이 많았는데, 지난 7월부터 지난 19일까지 17조180억원 순발행을 기록했다. 회사채의 움직임은 반대다. 지난 1, 2분기에는 8조3310억원의 순발행이 이뤄졌지만 올해 7월 이후에는 2조3101억원의 순상환이 발생했다.  한은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회사채 스프레드 확대 배경으로 은행채 등의 발행을 꼽았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1~9월 은행채 등 AAA등급의 초우량 신용 채권 순발행액은 48조원으로 전체 신용채권 순발행(49조8000억원)의 96%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에선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채권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운 기업이 은행 대출 창구에 몰리고 은행이 은행채 발행을 늘리며 회사채 금리가 다시 오르게 된다. 지난 9월 말 기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1155조4608억원으로 전달보다 9조3642억원 증가했다. 9월 동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치다. 채권시장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은행채를 쏟아내며 다른 금융회사의 자금 조달을 막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신용도가 떨어지는 일반 기업뿐 아니라 신용도가 양호한 곳까지 금리가 오르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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