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피스트로 시작해 리더로 거듭나기까지 가슴 벅찬 인생 이야기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고용 불안과 시대적 편견 속에서 직장인으로서, 여성으로서 분투한 회고록이 담긴 자전적 에세이가 출간됐다.
이 책은 어린 시절부터 결혼 생활, 직장 생활, 종국에는 정년 퇴임에 이르기까지 일생 전반이 담긴 회고록이다. 긴 삶을 살아온 한 사람으로서, 여성으로서, 어머니 혹은 딸로서의 진솔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굴지의 기업에서 42년을 버텨낸 직장 선배로서, 저자 배봉자는 우리에게 도전하는 삶의 중요성과 희망을 이야기한다.
한 직장에서 오래 근무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결혼과 동시에 퇴사하는 것이 불문율이던 시대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저자는 여성의 고용 불안과 편견에 맞서기 위해 일본어를 배우고 육아 휴직과 임신복 지급을 요청하는 등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삶을 살았다.
또한 사내 여직원 모임을 통합해 초대 회장으로서 여직원들의 권익 신장 및 처우 개선을 위해 서명운동을 주도하기도 했다. 저자는 이에 그치지 않고 사내 심리 상담실 설치를 요청해 산업 카운슬러로, 직장 내 성희롱·괴롭힘 예방 교육 강사로 활약하는 등 눈에 띄는 개혁을 이뤄냈다.
물론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결혼 휴가(출산 휴가)와 육아 휴직은 회사에서도 전부 처음 시행하는 일이었고, 임신복 지급 요청도 첫째의 출산 휴가를 마친 후에야 받아들여졌다.
개인의 힘으로 구조적 불평등과 사회에 만연한 편견을 이겨내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저자는 현대의 도전 정신을 되새기며 워킹맘으로, 리더로 당당하게 어려움을 극복했다.
저자 배봉자는 회사 재직 중 주경야독으로 울산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42년간 현대중공업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은퇴를 앞둔 현대중공업 인재개발원 책임 매니저다. 그 외로는 △고용노동부 울산지청 성차별 성희롱전문위원회 위원 △현대중공업 명예고용평등 감독관(울산 감독관협의회 회장) △울산여성의전화 상임이사 △한국성희롱예방센터 스타 강사 △울산대학교 총동창회 부회장 △현대중공업 울산대 총동문회 회장 △울산 여성포럼 인적자원분과 위원장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며 인권 신장에도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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