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3분기 국내 주요기업들의 어닝쇼크(실적 충격)가 번지고 있다. 수출감소에 물가도 올라 기업 체감경기는 악화됐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이 줄줄이 신통치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증권가에서는 이들 종목의 목표주가 하향 조정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전방위 산업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선도주 삼성전자는 3분기 경영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을 개최한다.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73% 증가한 76조원, 영업이익은 31.73% 하락한 10조8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년 만에 역성장했다.
일부 증권사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낮잡았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주를 위한다면 메모리 감산을 고려해야 한다”며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7만5000원에서 7만2000원으로 내렸다. 김광진 한화증권 연구원도 “실적 감익은 내년 2분기까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목표주가를 8만1000원에서 7만3000원으로 낮췄다. 마이크론 등 경쟁업체가 설비 투자를 축소‧감산하는 등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삼성전자의 메모리 감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전일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조65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3%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1조9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내다본 시장 전망치를 16% 가량 밑도는 수준이다. 매출은 10조9천829억원으로 같은 기간 7.0% 줄었고, 순이익은 1조1027억원으로 66.7% 감소했다. 메모리 주요 공급처인 PC,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기업들의 출하량 감소에 직격탄을 맞았다. SK하이닉스는 내년 투자 규모를 올해 대비 50% 이상 줄일 방침이다.
이외 기업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SK그룹의 배터리 회사 SK온은 투자 목표치를 4조원에서 절반으로 줄였다. LG유플러스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발행한 회사채를 모두 팔지 못했다. 현대차는 올해 투자 규모를 계획보다 3000억원 줄일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는 투자를 당분간 필수 경상 투자 외에 최소화할 방침이다. 연초 계획보다 1조원 이상 축소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LG전자 TV생산량을 줄이며 재고 조절에 나섰다. 조만간 비상 경영에 돌입하는 회사도 속출하고 있다.
시들해진 수익은 냉랭한 기업 체감 경기 지표로 이어지고 있다. 한은이 발표한 10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모든 산업의 업황 BSI(실적)는 76이다. 9월(78)보다 2p 내린 수준이다. 지난 2021년 2월 이후 1년 8개월 만에 최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