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지난달 은행권의 가계대출 평균 금리가 10년여 만에 처음 5%를 넘어섰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에 따르면 9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5.15%로 한 달 새 0.39%포인트(p) 높아졌다. 2012년 7월(5.2%) 이후 10년 2개월 만의 5%대 금리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금리(4.79%)가 0.44%p, 일반 신용대출 금리(6.62%)도 0.38%p 올랐다. 주택담보대출은 2012년 5월(4.85%), 신용대출은 2013년 3월(6.62%)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가운데 9월 신규취급액 기준 고정금리 비중은 24%로 8월(24.5%)보다 0.5%p 떨어졌다. 금리 상승에도 고정금리 비중이 줄어든 것은, 보금자리론 등 고정금리 적용 정책모기지 상품의 신규 취급액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기업 대출 금리(연 4.66%)도 8월(4.46%)보다 0.2%p 높아졌다. 4.66%는 2013년 12월(4.67%) 이후 8년 9개월 만에 최고 기록이다. 대기업 대출 금리는 4.38%로 0.15%p,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4.87%로 0.22%p 올랐다.
기업 대출과 가계대출 금리를 모두 반영한 예금은행의 전체 대출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 평균은 8월(4.52%)보다 0.19%p 높은 4.71%로 집계됐다.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예금) 평균 금리도 연 2.98%에서 3.38%로 0.4%p 상승했다. 2012년 7월(3.43%)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정기예금 등 순수저축성예금 금리(3.35%)가 1개월 만에 0.44%p나 뛰었다. 지난 7월(0.51%p) 이후 최대폭이다. 박창현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기준금리 인상뿐 아니라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충족을 위한 수신 경쟁도 예금 금리 인상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예금은행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 금리와 저축성 수신 금리의 차이, 즉 예대마진은 1.33%p로 8월(1.54%)보다 0.21%p 줄었다. 하지만 신규 취급 기준이 아닌 잔액 기준으로는 총수신 금리(1.66%)가 0.18%p, 총대출 금리(4.12%)는 0.21%p 올라 예대 금리차(2.46%p)가 0.03%p 더 벌어졌다.
은행 외 금융기관 가운데 상호저축은행의 예금금리(1년 만기 정기예탁금 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77%로 한 달 새 0.19%p 올랐고 신용협동조합(3.66%), 상호금융(3.38%), 새마을금고(3.71%)에서도 각 0.26%p, 0.16%p, 0.22%p씩 예금금리가 높아졌다.
대출금리도 상호저축은행(11.04%·+0.42%p), 신용협동조합(5.43%·+0.17%p), 상호금융(4.88%·+0.22%p), 새마을금고(5.34%·+0.22%p)에서 모두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