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금리 인상과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까지 겹치면서 상장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의 수익률이 급락하고 있다. 실물자산을 기초로 한 리츠는 한때 인플레이션을 헤지(위험 회피)할 수 있는 투자처로 주목받아왔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날까지 국내 상장 리츠 21개의 평균 수익률은 -15.08%로 모두 마이너스로 집계됐다. 리츠별로 살펴보면 ESR켄달스퀘어리츠 주가가 33.86% 급락하며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고, NH올원리츠(-32.55%), 롯데리츠(-26.94%) 디앤디플랫폼리츠(-25.88%), 마스턴프리미어리츠(-23.5%), 미래에셋글로벌리츠(-20.71%), 신한서부티엔디리츠(-20.02%), 에이리츠(-15.04%), 이지스레지던스리츠(-13.72%), 제이알글로벌리츠(-12.75%), 코람코더원리츠(-9.36%), SK리츠(-10.12%), 코람코더원리츠(-9.36%) 등 모두 부진했다.
리츠는 투자 자금을 모으고 은행 등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부동산에 투자한 뒤 그로부터 거둔 임대 수익과 시세 차익을 배당하는 상품으로, 금리 인상기에는 부동산 대출금리도 올라 수익이 하락하고 배당금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다.
최근 상장 리츠 주가가 내리막을 걷는 것은 미국발 금리 인상으로 차입 비용이 늘어나면서 투자심리가 냉각된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화 우려가 증폭되자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영향이다. 부동산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자산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리츠 상장 일정 역시 불투명해진 상태다. 올해 하반기 상장을 준비하던 대신자산신탁 대신글로벌코어리츠는 내년 이후로 상장 시기를 미뤘고, 한화자산운용의 한화리츠 또한 내년으로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높은 이자율을 제공하는 투자처가 많아지면서 고배당이 장점이었던 리츠만의 매력이 사라졌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주요 상장 리츠들의 배당률은 현재 주가 기준 5∼8% 정도로, 최근 5%에 육박하고 추가 상승이 기대되는 시중은행들 예·적금 금리와 큰 차이가 없다.
다만 리츠는 단기 시세차익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배당을 받는 것이 목표인 만큼 고금리 리스크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리츠인 경우 지금이야말로 저가 매수의 기회라는 시각도 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불안한 매크로 환경과 금리 상승이라는 부담 요소가 여전한 상황에서도 상장 리츠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