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와 전세대출, 신용대출 상단이 최고 7%대를 돌파했다. 문제는 대출 금리 상단이 계속 깨질 거로 보인다는 점이다.
시장에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미 금리를 5%대까지 올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우리나라 주담대를 비롯한 대출금리도 내년 9~10%대까지 높아질 거로 보고 있다.
30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투자은행(IB) BNP파리바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년 1분기에 5.25%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이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에도 물가가 안정되지 않자 긴축 신호를 더욱 강하게 내보낼 거란 전망에서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지난 21일 기준으로 연 4.59~7.10%를 기록했다. 신용대출 금리의 오름세도 가파르다.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금융채 6개월) 금리 또한 5.24~7.13%로 7%대의 벽을 넘어선 상태다.
시장에서는 주담대 금리 상단이 연내 8%를 돌파하는 것이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한은이 다음 금통위에서 추가 빅스텝을 밟을 것이 유력한 데다, 이달 빅스텝은 아직 코픽스에 반영조차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미 연준이 내년 상반기 기준금리를 5% 이상으로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우리나라도 미국으로의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최소 4%대까지는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 이럴 경우 내년엔 주담대 금리 상단이 9%대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울러 통상 신용대출 금리가 주담대보다 1%포인트 정도 높은 것을 고려하면 신용대출 금리는 내년 초 최고 10% 수준에 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은행 대출금리가 급등하는 건 연준의 긴축 기조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빅스텝(기준금리 0.50%인상) 영향이다. 주담대와 신용대출의 준거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와 금융채 금리가 뛰었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9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012년 7월 이후 10년 2개월 만에 3.40%까지 올랐다. 올해 7월 0.52%포인트 오른 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여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은행채 규모가 지난해보다 30%가량 늘어나 대출금리는 더 올라갈 전망이다. 은행채 발행량이 늘어날수록 은행채 금리도 오르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은행채 규모는 총 108조838억원으로 전년 동기(82조7466억원) 대비 약 25조원 가량 증가했다.
한편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8월 통화정책방향 회의 후 "역사적으로 (한미 금리차는) 1%포인트 중심으로 왔다갔다했다"며 "이 격차가 너무 커지지 않는 정도로 부정적 영향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