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위 “사행성 없어 심의 기준 충족…민원접수 통해 사후관리할 것”
[매일일보 박효길 기자]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바다이야기’를 연상시키는 슬롯머신형 게임 ‘바다신2’에 전체이용가 사용 등급을 매겼다. 사행성 조장 우려가 있는 게임에 대해 감독 당국으로서 적절한 조치가 맞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게임위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한 국내 업체가 개발한 아케이드 게임 ‘바다신2’에 전체이용가 등급이 내려졌다.
이 게임은 가로 방향으로 돌아가는 릴(슬롯머신의 무늬)을 멈춰 주어진 무늬에 맞추면 점수가 올라가는 방식이다. 전반적인 게임 테마와 인터페이스가 2006년 사행성 이슈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바다이야기’와 유사하다.
게임위는 등급분류 결정서에서 “우에서 좌로 이동하는 아이콘 중 타이밍에 맞추어 버튼을 눌러 제시되는 세가지 미션 아이콘과 동일한 아이콘을 순서대로 맞추어 점수를 획득하는 게임물”이라며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21조 및 등급분류 규정 제7조 제1호에 따라 ‘전체이용가’로 등급분류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플레이 영상을 보면 릴이 돌아가는 속도가 너무 빨라 이용자가 보고 맞추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운에 의존하는 사실상 슬롯머신 게임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 제보자는 “게임관리위원회에서 지금 바다이야기 시즌2를 만드려고 하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주장했다.
게임위에 제출된 이 게임 설명서에 따르면 게임 결과로 아이템카드를 받을 수 있으며, 아이템 카드는 게임에 사용할 수 있다. 아이템카드는 사용여부에 따라 당첨범위가 다르다. 게임에서 아이템카드를 미사용 시 당첨범위가 20이고 아이템카드를 사용 시 당첨범위가 40이므로 아이템카드를 사용할 때 당첨이 쉽다.
이 게임은 게임위 규제에 맞춰 시간당 투입 금액을 측정·기록하는 운영정보표시장치(OIDD)를 탑재하고 있다. 시간당 금액은 1만원이며 초과 사용이 불가하다. 1회 게임 시간은 30~300초로 선택할 수 있다. 1회 게임 누적획득점수는 1만점 이하다.
게임 이용자들은 이 게임 내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아이템카드를 외부 업체를 통해 현금이나 현물로 교환이 가능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사행성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실제 일본 슬롯머신 파친코의 경우, 일본 법률상으로는 도박이 아닌 놀이로 분류하며 도박이 불법인 일본에서 파친코점들은 카지노로 분류되지 않아 합법적으로 운영된다. 그러나 파친코에서 배출된 상품권을 인근 환전소에서 교환하는 식으로 편법적으로 운영된다.
게임위 관계자는 “전체이용가 게임임에도 사행적으로 이용되는 게임에는 게임법에도 별도 기술심의를 거쳐서 등급분류를 받도록 하고 있다”라며 “바다신2도 당연히 그런 절차를 거쳤다”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외부에서 아이템카드가 환전이 이뤄진다면 신문고라든지, 민원접수를 통해서 접수가 될 것이고 게임법상 등급분류 취소 사유에 해당돼서 등급분류를 취소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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