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6%짜리 예금에도 “11년전 PF發 영업정지사태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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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銀 6%짜리 예금에도 “11년전 PF發 영업정지사태 떠올라”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2.11.0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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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찾는 소비자 늘었지만 건전성 우려 ‘여전’
‘고금리’ 보단 ‘안정성’ 고려…예금자 보호 한도 내 가입 권고
저축은행 예금 이자 급등으로 돈이 몰리는 가운데, 일각에선 PF대출 부실화에 따른 건전성 악화를 우려하는 시선도 제기된다. 사진=연합뉴스.
저축은행 예금 이자 급등으로 돈이 몰리는 가운데, 일각에선 PF대출 부실화에 따른 건전성 악화를 우려하는 시선도 제기된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레고랜드 사태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저축은행에 돈을 맡긴 예금자들의 불안감도 커진다. 현재 저축은행의 예금금리는 6%를 넘어섰다. 금융사들이 그만큼 자금 사정이 급하다는 방증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과거 저축은행 사태 당시에 비하면 건전성 규제가 강화된 만큼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예금자 보호 한도인 5000만원 이내에서만 가입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6%대 금리에 저축은행 연일 접속 폭주

한국은행의 두 번째 ‘빅 스텝(기준금리 0.5% 인상)’ 이후 저축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6%대까지 오르자 금융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며 저축은행중앙회 홈페이지 등이 마비될 정도다. 지난 24일 오전 저축은행별 예·적금 금리 등을 조회할 수 있는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접속하자, ‘서비스 접속대기 중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약 26분간 대기해야 한다는 알림창이 나타났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최근 저축은행중앙회 ‘SB톡톡’ 앱 접속자가 평소의 5배 이상 늘어나는 등 온라인 접속자가 폭주해 지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오는 29일 서버를 증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저축은행들이 최고 연 6%대 중반까지 예·적금 금리를 인상하자 금융 소비자들의 온·오프라인을 통한 가입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6%대 수신 상품이 등장한 지난 19일부터 저축은행 영업점에 ‘오픈런’ 인파가 몰리고, 저축은행중앙회 서버가 마비되는 등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12개월 만기 정기예금(복리) 상품에 금리를 연 6.69%까지 제공하고 있는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신규예금 계좌개설이 급격히 증가해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고 공지했다. 일부 저축은행은 6%대 수신 상품을 선보였다가, 가입자가 몰리며 하루 만에 금리를 다시 낮추기도 했다. 다올저축은행은 지난 20일 Fi 리볼빙 정기예금 금리를 최고 연 6.5%까지 올렸으나, 하루 만에 목표 금액을 달성하면서 21일부터 금리를 연 5.2%로 낮췄다. 상상인 저축은행도 19일 회전정기예금 금리를 최고 연 6.0%로 올렸다가, 20일 연 5.76%로 소폭 내렸다.

◇“고금리 좋긴 한데”…PF發 부실화 우려도

저축은행이 PF 대출한 사업장의 경우 시공을 맡은 건설사의 신용 등급이 낮은 데다 아파트가 아닌 일반주택·상업시설 비중이 높기 때문에 위기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감독원이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잔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10조8000억원으로 2017년 말(4조2000억원)의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축은행 PF 대출은 다른 업권에 비해 아파트가 아닌 일반주택·상업시설의 비중이 높다. 지난 3월 말 기준 저축은행 PF 중 비아파트 비율은 84.5%로 증권(75%), 여신전문금융회사(66.5%), 보험사(42.2%), 은행(31.3%)보다 높았다. 저축은행의 비아파트 PF 대출 비율은 2010년 말 48.9%로 절반을 넘지 않았다. 그런데 2011년 저축은행 부실 사태 이후 규제가 강화되면서 되려 큰 폭으로 늘었다. 저축은행은 한 기업이나 사업장에 빌려줄 수 있는 금액이 자기자본의 20%, 최대 120억원을 넘지 못한다. 당장은 저축은행 PF 대출에 부실 징후가 드러나고 있지는 않다. 연체율도 지난 6월 말 기준 1.8%로 2017년 말(7.6%) 등에 비해서 낮은 편이고,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 비율도 1.8% 정도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악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건설비 증가로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면 심각한 수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저축은행 PF 사업을 담당하는 건설사 중 87.5%가 신용 등급이 투기 등급이거나 아예 등급이 없을 정도로 신용도가 낮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저축은행 안정성 봐야…예금자 보호 한도 내 가입 권고

저축은행에서 금리가 연 6% 넘는 정기예금이 쏟아지는 가운데 고금리만 따지기보다는 금융사의 경영 안정성을 따져보고, 예금자 보호 한도 내에서 가입 금액을 정하는 것이 좋다. 예금자 보호가 되는 5000만원은 금융사 한 곳당 원리금 합계 금액 기준이다. 이자는 가입 당시 약정 이자율과 예금보험위원회가 정하는 이자율 중 낮은 금리로 산정된다. 현재 보험 이자율은 연 2.45%로, 가입한 상품의 금리가 이보다 높아도 온전히 적용받을 수 없다. 여러 금융사의 예·적금에 새로 가입할 계획이라면 각각 1개월가량의 시차를 둬야 한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 예금상품에 가입하려면 수시입출금통장을 우선 만들어야 하는데, 한 금융사에서 새로 통장을 만들었다면 보이스피싱 방지 등을 이유로 20영업일이 지나야 다른 금융사에서 신규 계좌를 개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저축은행의 경우 저축은행중앙회의 ‘정기예금 전용계좌’를 이용하면 저축은행별로 입출금통장을 개설할 필요 없이 여러 곳의 정기예금에 가입할 수 있다.

담당업무 : 보험·카드·저축은행·캐피탈 등 2금융권과 P2P 시장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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