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및 국방부도 9·19 합의에 미련 버린 듯
이종석 국방장관 "우리만 지키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
군사전문가들, 7차 핵실험시 안보리 차원의 경제·군사적 조치 가능성 제기
[매일일보 김정인기자]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인해 '남북 9·19 합의'가 사실상 파기됐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전날(2일) 북한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탄도미사일까지 발사했고, 우리 군도 대응 차원에서 NLL 이북으로 미사일을 쏘면서 합의는 이미 의미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3일 군 당국과 군사전문가들은 9·19 합의의 핵심인 '일체의 적대적 행위를 금지'하는 취지가 북한의 도발로 이미 무너졌다고 평가했다.
일체의 적대적 행위의 전면 중지를 약속한 합의가 초유의 NLL 이남 미사일 발사와 이에 대한 우리 군의 대응으로 사문화됐다는 것이다. 북한은 무시하고 우리만 지키려 하는 9·19 합의는 의미가 없다는 윤석열 정부의 기조가 확실해졌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실제 이종석 국방부 장관은 최근 "북한은 합의 사항을 준수하지 않는데 우리만 지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북한이 지키지 않는데 굳이 우리가 합의 준수에 전념할 이유가 없다는 내용이다.
익명을 요구한 군사전문가는 북한의 추가 도발 양상이 달라질 것을 특히 우려했다. 그는 매일일보와의 통화에서 "2020년 비무장지대 GP 총격이 있었는데, 단순히 탄도미사일 발사를 넘어 육지에서의 도발과 드론과 같은 무인 비행체의 도발, 연평도 해전과 같은 해상에서의 도발까지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반도 전체에 전방위적 도발이 어느정도 수위에서 이뤄질지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는 점이 가장 걱정된다"며 "여기에 우리 군을 포함한 미국과 일본의 대응 차원의 군사적 행동이 즉각 이뤄진다면 국지전 발생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나아가 상당수 전문가들은 7차 핵실험을 계기로 국제사회의 대응 수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참 전쟁 중인 러시아를 포함해 북한까지 역내 안보 위기를 고조시킨다면, 강화된 경제 제재는 물론이고 군사적 제재 카드까지 유엔 안보리 논의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