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분석, 마하15로 2단 분리후 비행실패한 듯…동해상에 추락
한시간 뒤 단거리 미사일 2발도 마하 5로 발사
한미 '비질런트 스톰', 北 잇따른 도발로 기간 연장…세부 내용 합의중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북한이 이틀 연속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올해 들어 30번째이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미사일 발사로만 보면 19번째다. 이에 한미 공군은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 기간을 연장했다. 북측의 잇따른 도발로 우리 측 또한 대응이 불가피해며 남북 관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합참)은 3일 "오전 7시 40분쯤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과 8시 39분쯤부터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탄도미사일은 ICBM으로 사거리 1만5000㎞의 ‘화성-17형’인 것으로 알려졌다. ICBM은 최고 고도 약 1920㎞, 비행거리 760㎞, 최고 속도 마하 15(음속 15배)로 탐지됐다.
미사일은 2단 분리 과정은 거쳤으나 정상비행에는 실패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날 발사된 미사일 최고 속도로 탐지된 마하 15는 지난달 4일 북한이 발사한 화성-12형 개량형의 최고 속도 마하 17보다 느리며, 통상 마하 20 전후로 형성되는 ICBM 속도에 못 미친다. 단 분리 이후 탄두부가 힘을 받지 못한 채 날아가면서 정상비행에 실패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이어 8시 39분부터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추가로 발사했다. 단거리 미사일은 비행거리 약 330㎞, 고도 약 70㎞, 속도 마하 5로 탐지됐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북측 미사일 발표 후, 윤석열 대통령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하는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찾아 "한미 확장억제 실행력을 더욱 강화하고 한미일 안보협력도 확대하라"며 "북한이 도발 수위를 고조시키고 있는 만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데 한 치의 빈틈이 없도록 한미 연합방위태세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한국과 미국 공군은 연합공중훈련을 연장한다고 밝혔다. 북한 측 도발의 맞대응 성격으로 보인다. 공군에 따르면 공군작전사령부와 미국 7공군사령부는 북한 도발로 고조되는 현 안보위기상황 하에 한미동맹의 굳건한 연합방위태세 현시가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했다. 당초 한미 공군은 이달 4일까지 닷새간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훈련 기간을 연장하기로 한 셈이다. 구체적인 연장 기간 등 세부 내용은 한미 협의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