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일선 책임전가·꼬리자르기 막을 것"
[매일일보 김연지 기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9일 각각 이태원 압사 참사 관련 현장 행보에 나섰다. 국민의힘 이태원 사고조사 및 안전대책 특위는 현장 점검을 위해 용산경찰서를 방문해 사고 정황을 파악하고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용산소방서를 찾아 소방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태원 압사 참사에 대한 진상 규명을 약속했다.
이만희 국민의힘 '이태원 사고조사 및 안전대책 특별위원회' 위원장과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용산경찰서에서 임현규 서장을 만났다. 이 위원장은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비극적인 참사 사고에 대해 현장에서의 사전 대비 상황이나 사고 당일 정황 등에 대해 어떻게 했는지, 어떤 점이 모자랐는지를 전반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용산서는 사고 당시 이해하기 힘든 행보를 보였던 이임재 전 경찰서장 등 경찰 보고 및 지휘체계가 붕괴했을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다급한 112신고에 대한 대처 등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책임으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울러 사고 발생 가능성을 사전 경고하는 용산서 내부 정보 문건이 삭제된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입건된 6명 중 4명이 용산서 관계자"라며 "진실규명을 위해 용산서가 중심에 서야 할 것"이라고 했다.
임현규 용산서장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이태원 사고 관련해서 경찰청 차원에서 수사 감찰조사 이뤄지고 있고, 국회 차원에서 조사가 이뤄질 텐데 성실히 조사에 응하겠다. 이런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면밀히 꼼꼼히 살피고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소방서를 방문,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등으로부터 참사 당일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박찬대·오영환·유기홍·신현영·민병덕·김회재 등 민주당 의원들도 함께 자리했다.
소방당국의 보고를 들은 뒤 이 대표는 "이번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최선의 노력을 해주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소방관들을 향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참사 현장을 직접 겪으면서 소방대원 여러분의 상처도 매우 클 수 있기 때문에, 사후 수습과 심리 치료도 충실히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의 어려움이나 현장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정치권에서 민주당이 할 수 있는 일이 어떤 것이 있는지 찾아서 함께하고 싶다"고 했다.
이 대표는 "원래 권한에는 책임이 따르기 마련이다. 책임의 크기, 권한의 크기만큼 책임지는 것이 도리"라며 "그런데 그 책임을 일선에서 분투했던, 애쓰셨던, 고생하시는 분들에게 떠넘기는 그런 일들은 벌어지지 않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적 대참사에 엄중한 책임이 일선에서 분투했던 여러분들에게 전가되거나 꼬리자르기 방식으로 흐지부지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부당한 책임까지 뒤집어쓸 수 있다는 불안감에 공감한다. 전쟁에 졌을 때 지휘관의 책임이 제일 크지, 일선에서 싸운 병사의 책임이 아니다"라며 "이 사건 자체가 왜곡되지 않게 진상이 철저히 규명되고 걸맞은 책임이 부과되게, 억울한 피해자가 더는 발생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