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는 소식에 증시 안도 랠리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대표 물가 지표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전망치를 모처럼 밑돌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연준)의 금리 인상 수위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에 의해 결정된다. 해당 지표 역시 시장 전망치를 하회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미국 CPI는 전년동월보다 7.7%, 전월대비 0.4% 올랐다고 현지시간으로 10일 밝혔다. 올해 1월 이후 가장 적은 상승 폭으로 앞서 나왔던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수준이다.
전년동월대비 CPI 상승률은 지난 6월 9.1%까지 올랐다가 이후 감소했다. 9월까지 8%대를 유지하다 7%대로 가라앉았다. CPI가 7%대로 내린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인 올해 2월 이후 8개월 만이다.
근원 CPI 역시 전년동기대비 6.3% 상승했다. 전망치였던 6.5%보다 0.1%포인트 낮은 수치다. 근원 CPI는 지난 9월 6.6% 상승폭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기대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연설을 통해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이 증가했지만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목표치와 일치하는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 2일(현지시간) “금리인상 속도를 줄일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이르면 다음 (FOMC) 회의나 그다음 회의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 FOMC와 달리 12월에는 빅스텝(금리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데이비드 캘리(David Kelly) JP모간 수석 전략가 역시 한 인터뷰에서 “올해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고강도 긴축을 단행하면서 증시가 지나치게 하락했다”며 “인플레이션 완화 신호로 증시도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변수가 남아있어 지나친 낙관론에 주의해야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1일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둔화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단기적으로는 좋은 뉴스”라면서도 “미국 인플레이션 숫자가 또 바뀔지 안 바뀔지 이런 것도 한 달만 봐서는 알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