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 "증시 위축 우려, 유예 필요"
野 "조세 형평성 문제" 도입 의지 고수
반대 청원 봇물...개미들 "낙선운동 불사"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정부와 여당의 반대에도 야당을 중심으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이 강행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상당수 큰손 투자자들이 시장을 떠나게 되면 가뜩이나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추가적인 증시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우려에서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와 관련된 양도소득에 부과하는 세금이다. 만일 주식에 투자해 연간 5000만원 이상 소득 시 20%의 세율을 적용하고, 3억원 초과 소득 시 25%의 양도세를 부과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이 결성한 단체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국회에서 예산안 심사·의결이 이뤄지는 이달 말까지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간헐적으로 집회·시위를 개최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앞서 한투연 회원 60여명은 13일에도 민주당사 앞에 모여 '금투세 주가폭락' '주식시장 대재앙'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과 촛불을 들고 금투세 강행을 고수하는 민주당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쳤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만약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2024년 총선에서 낙선 운동도 불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대 청원도 이어지고 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등재된 ‘명분도 없고 실익도 없는 금투세를 유예해 달라’는 청원은 2주 만에 ‘상임위 회부 요건’인’ 5만명 동의를 채웠다. 이들은 1989년 대만이 주식양도소득세를 도입한 뒤 한 달 만에 주가가 40% 가까이 급락하며 시행 1년 만에 제도를 철회했던 전례를 들며 반대했다.
한편 정부는 주식시장 침체를 고려해 금투세 시행을 2025년까지 2년간 유예하는 내용의 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미국의 잇단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시장 변동성과 증시 위축 우려가 더욱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다수 의석을 점한 민주당은 예정대로 내년부터 시행하자는 입장이다.
기획재정위원회 야당 간사인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철저하게 과세되는 근로소득과 달리 주식·채권 등의 매매차익은 비과세된다는 점에서 조세 형평성에 반한다"며 "금투세 도입과 함께 증권거래세를 0.15%로 인하하면 시장이 활성화되고 개미투자자에게도 이익이 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