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 인도네시아 발리서 첫 대면회담
바이든 "함께 다뤄야 할 사안 많아…범적부적 소통 창구 유지"
시진핑 "국제사회, 양국 상호 관계 잘 처리하길 보편적으로 기대"
[매일일보 김연지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14일(현지시간) 첫 대면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의 대면 정상회담은 지난해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약 22개월 만에 처음 이뤄졌다.
AFP·VOA·블룸버그통신·중국 관영 중앙TV(CCTV) 등 외신에 따르면 두 정상은 이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의 한 호텔에서 만나 악수를 나눈 뒤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모두 발언에서 미국과 중국의 양국 간 경쟁이 충돌로 비화하지 않도록 차이를 관리할 수 있다며 기후변화와 식량 부족 등 문제에서 양국의 책임 있는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고, 이에 대해 시 주석은 양국 관계를 바른 궤도로 돌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전략적 문제들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눌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두 나라의 지도자로서 우리는 중국과 미국이 차이점을 해결해 가면서 경쟁이 충돌 양상으로 비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우리의 상호 협력을 요구하는 긴급한 글로벌 현안들에 대해 협력할 방안을 강구해나갈 책임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 범정부적으로 당신(시 주석)과 소통 창구를 유지할 것"이라며 "우리 두 나라는 함께 다뤄야 할 사안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 미국이 기후변화에서부터 식량 불안정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도전 과제를 다뤄나가는 데 있어 핵심 역할을 해줄 것으로, 그리고 우리가 협력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 세계는 기대하고 있다"면서 "중국 역시 이를 바란다면 미국은 바로 그렇게 할, 여러분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늘 그래왔듯, 솔직한 대화를 기다려왔다. 기회를 줘서 고맙다. 대면 소통을 대체할 수단은 거의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중·미 양국 접촉 및 수교 이후 지금까지 50여 년의 곡절 끝에 얻은 것도 있고 잃은 것도 있고 경험도 있고 교훈도 있다"며 "역사는 최고의 교과서다. 우리는 역사를 거울삼아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현재 중·미 관계가 직면한 국면은 양국과 양국 국민의 근본 이익에 부합하지 않으며, 국제사회의 기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중·미 두 강대국의 지도자로서 방향을 잡는 역할을 해야 하며 양국 관계를 위해 올바른 발전 방향을 찾고 중미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 주석은 "정치가는 자국의 발전 방향을 생각하고 명확히 알아야 하며, 또한 타국 및 세계와 공존하는 길을 생각하고 명확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국제사회는 중·미가 상호 관계를 잘 처리하길 보편적으로 기대한다"면서 "우리는 각국과 함께 세계 평화를 위해 희망을 증진하고, 세계 안정을 위해 자신감을 높이고, 공동 발전을 위해 힘을 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중미 관계에서의 전략적 문제와 중대한 글로벌 및 지역 문제에 대해 이전과 같이 솔직하고 깊이 있는 견해를 교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