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연지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경제와 대만 문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 갈등 현안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했다. 하지만 양 정상은 경제와 대만 문제 등에 대해 입장차를 확인했고, 북핵 문제 역시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CNBC·VOA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14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의 한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의 회담은 3시간 넘게 진행됐다. 양국 정상의 대면 정상회담은 지난해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약 22개월 만에 처음 이뤄졌다.
이날 두 정상 회담의 주요 핵심 의제 중 하나는 대만 문제였다. 시 주석은 대만 문제가 미중관계의 첫 번째 데드라인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표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하나의 중국'이라는 정책에 변화가 없다면서도 중국의 대만 압박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하나의 중국' 정책은 불변이라며, 미국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현상 유지에 반대하며 세계는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대만에 대한 중국의 강압적이고 점점 더 공격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분명한 반대를 표했다.
하지만 시 주석은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미국과의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대만 문제는 미중 관계에서 넘으면 안 되는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중 핵심 이익"이라며 "미중 관계에서 넘으면 안 되는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고 강조했다. 또 시 주석은 "대만을 중국에서 분리하려는 사람은 중국의 근본 이익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중국 인민은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두 정상은 북한의 핵실험 문제 등 북한의 도발 문제를 두고도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국제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북한이 책임감 있게 행동하도록 독려하는 데 관심이 있다는 점을 언급하고 인도-태평양 동맹국을 방어하려는 미국의 확고한 공약을 강조했다고 백악관이 전했다. 다만 중국 측은 발표문에서 북핵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두 정상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이 핵전쟁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며 결코 승리할 수 없다는 데 동의하고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 사용이나 위협에 반대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