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올해 4월부터 5개월 연속 늘었던 시중 통화량이 9월 들어 제자리걸음 했다. 주식 등 위험자산에서 넘어온 자금이 주춤했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 여파로 정기 예·적금에 돈이 몰렸고, 수시입출식저축성 예금에서는 역대 최대수준 자금이 빠져나갔다.
15일 한국은행의 ‘통화 및 유동성’ 통계에 따르면 9월 평균 광의통화(M2) 평균잔액은 3744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달인 8월 대비 100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4월부터 8월까지 5개월 연속 증가세에 비하면 0%대 증가율로 오름세가 한풀 꺾인 셈이다. 다만 1년 전(2021년 9월)과 비교하면 M2 규모는 6.6% 많다.
M2에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 등 협의의 통화(M1)와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금, 적금, 수익증권,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2년 미만 금융채, 2년 미만 금전신탁 등 즉각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이 포함된다.
9월 M2를 금융상품별로 살펴보면 정기 예·적금이 전월 대비 30조5000억원 증가했다. 정기 예·적금은 새로운 통화지표가 편제된 2001년 12월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이 늘었다.
반면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과 요구불예금은 각각 11조7000억원, 11조원 줄었다. 머니마켓펀드(MMF) 역시 10조3000억원 감소했다. 이중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은 사상 최대 폭으로 줄었다.
경제주체별로는 가계 및 비영리단체에서 정기 예·적금을 중심으로 20조1000억원 늘었다. 기타금융기관에서 금전신탁 및 MMF 등을 중심으로 13조7000억원 감소했다.
현금·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식예금만 포함하는 좁은 의미의 통화량인 M1의 9월 평균잔액은 전월 대비 22조4000억원 감소한 1319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결제성 예금이 줄어든 영향이다.
전월 대비 M1 증감율은 7월 마이너스(-)1.0%, 8월 -1.5%, 9월 -1.7% 등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올해 9월 M1은 작년 동월 대비로도 0.4% 줄었다. 전년대비 증감율로는 2008년 4월(-2.3%)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금리가 낮거나 거의 없는 결제성자금의 감소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M1의 내림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