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금융지주 CEO(최고경영자)들의 임기 만료가 내달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어이지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관치금융과 외압 논란이 맞물리며 권력지형 변화에도 촉각이 모아진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오는 12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로 끝난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신한금융 조 회장은 현재 3연임이 유력하다. 신한금융의 최대 실적을 이끌었고 지난 6월 대법원에서 부정채용 의혹과 관련한 무죄를 받아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털어낸 만큼 연임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은 올 3분기 4조 887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이번 분기를 기점으로 3년 만에 업계 1위 ‘리딩금융’ 탈환에도 성공했다.
신한금융은 지난 11일 이사회 산하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고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논의했다. 회추위 규정상 임기 만료 두 달 전까지 지주 회장 후보를 확정해야 한다.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먼저 회장 임기가 종료되는 농협금융은 이달 차기 회장 선임절차에 들어간다. 업계에선 손병환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으나, 농협금융 지분 100%를 가진 농협중앙회의 의중이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손 회장은 취임한 뒤 지난해 사상 첫 2조원의 순익을 달성했고 올해 3분기까지 사상최대 이익을 달성했다. 기본임기 2년에 1년을 추가로 연임했던 전임 회장들의 전례를 고려하면 손 회장도 1년 더 연임할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라임 사태와 관련해 금융회사 취업이 제한되는 문책경고 금융위원회 징계를 받으면서 연임이 불투명해졌다. 우리금융 측은 “아직 대응 방안을 확정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손 회장이 금융감독원 징계에 불복하는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금융권에선 보고 있다.
이와 별개로 손 회장은 성과와 과제라는 측면에서 놓고 보면 연임에 이의를 달기 어렵다.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라도 손 회장의 추진력이 필요하다는 내부 목소리가 높다. 실적도 좋았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은 2조6617억원을 달성하며 이미 지난해 전체 수치를 넘어섰다.
한편 금융권에선 민간 금융사 CEO 인사에 대한 정치적 외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성명문을 통해 “라임 펀드 판매를 빌미로 무리한 중징계를 통해 손 회장을 몰아내고 전직 관료를 앉히려 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