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예‧적금 금리 오름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금융업권 간 수신을 유치를 위한 경쟁이 오름세를 부추겼다. 은행 입장에서 조달 금리가 오르면 이자를 내어주는 대출금리도 함께 올라간다. 고객 혜택을 위해 마진룸을 줄여보려 했지만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는 게 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대로면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연내 8%에 육박할 수 있다는 말들도 나온다.
1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3.98%를 기록했다. 전달(9월, 3.40%) 대비 0.58%포인트(p) 오른 수준이다. 코픽스 공시가 시작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상승폭도 역대급이다.
코픽스는 주담대 변동금리에 영향을 미친다. 코픽스 지수는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SC제일‧한국씨티‧기업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의 조달금리를 가중 평균 내 산출한다.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포함된다. 특히 코픽스 산출에서 예·적금 금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80%다. 예‧적금 금리가 오르면 코픽스가 크게 오르는 셈이다.
은행권의 정기예금은 5% 상품이 출몰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의 ‘IBK 성공의 법칙 예금(복리채)’은 최고 연 5.16% 이율을 제공한다.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 역시 연 최고 5.10%를 제시하고 있다.
은행권의 수신금리 인상 기조는 단연 한국은행의 금리 조정과 궤를 같이 한다. 다만 은행금리가 2금융권의 예‧적금 금리를 따라 잡는 수준까지 올랐다.
고객 유출을 막기 위해 저축은행 은 빠르게 대처하면서 업권 간 치열한 경쟁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OK저축은행의 ‘OK e-정기예금’과 ‘e-안심정기예금(변동금리)’, KB저축은행의 ‘KB e-plus 정기예금’, 대신저축은행의 ‘스마트회전정기예금’, 참저축은행의 ‘비대면정기예금’, OSB저축은행의 ‘인터넷OSB회전식정기예금’ 등은 모두 연 6% 금리를 내걸었다.
은행의 수신금리는 더욱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기로 했지만, 달러‧원화 간 금리 역전 현상 등을 감안하면 이달 금통위에서도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수신금리 인상과 동반 상승하는 주담대 변동금리가 연내 8%에 도달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코픽스 금리가 오른 15일 KB국민은행은 16일부터 변동금리 주담대 금리를 기존 연 5.18~6.58%에서 연 5.76~7.16%로 올린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연 5.74~6.54%에서 연 6.32~7.12%, NH농협은행은 연 5.09~6.19%에서 연 5.67~6.77%로 금리를 인상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