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4% 시대 눈앞…가계·기업 이자부담 한계 내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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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4% 시대 눈앞…가계·기업 이자부담 한계 내몰려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2.11.16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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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대출금리 7%대 중반…"8% 돌파도 머지않았다"
빅스텝시 가계 6.5조·기업 3.9조 이자↑...줄파산 우려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가계와 기업의 이자 상환능력이 한계치로 치닫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가계와 기업의 이자 상환능력이 한계치로 치닫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당초 예상을 뛰어넘고 있는 기준금리와 대출금리가 경제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더 오래 오를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 인상 사이클의 최종금리 목표를 기존 4%대 중후반보다 더 올리겠다고 밝혔고, 은행권은 이 경우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내년 상반기 4%를 넘고 대출금리도 8%대까지 뛸 거로 보고 있다.
 
이처럼 긴축 한파가 더 춥고 오래 지속되면, 이미 경제 규모(국내총생산·GDP) 대비 세계 최대 수준의 부채를 짊어진 국내 가계와 기업들이 빠르게 불어나는 이자 부담으로 속속 한계에 이를 것으로 우려된다.
 
일각에선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약화하고 있다는 지표가 나오면서 금리 인상 조절론이 대두되기도 했지만, 미 연준 고위 인사들은 매파(통화긴축 선호) 기조에 대한 의지를 계속 드러내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은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물가상승률을 우리의 목표치(2%)로 되돌릴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의 통화정책을 달성해야 한다”며 “우리는 아직 그 지점에 이르지 못했다. 그래서 더 많은 금리인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기준금리 눈높이가 높아지면,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도 당초 예상대로 내년 초 3.50% 안팎(현재 3.00%)에서 멈추지 않고 상반기까지 이어져 낮게는 3.75%, 높게는 4.50%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기준금리가 오르면 그만큼 은행의 예금 금리 등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나고, 결국 은행이 대출에 적용하는 금리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현재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는 주택담보·전세·신용대출 등 종류에 상관없이 약 13년 만에 모두 7%를 넘어선 상태다.
 
16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이날 기준 연 5.26~7.17%로 집계됐다. 주담대 고정금리(혼합형)는 5.11~7.11%를 형성했다. 전세자금대출(신규 코픽스)은 5.20~7.33%, 신용대출(금융채 6개월)은 6.12~7.46%를 나타냈다. 대출금리 상단이 모두 7%를 넘고 하단도 5%를 웃돈다.
 

만약 은행권 예상대로 기준금리가 지금(3.00%)보다 최소 1%포인트 더 뛰어 내년 상반기 4.00%를 넘어설 경우, 대출금리 상단도 8%를 뚫고 9%에 근접할 전망이다.
 
관측대로 기준금리가 당초 예상보다 1%포인트 가까이 더 높아지고, 인상 기간 역시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연장되면 우리나라 경제의 가장 취약한 부분부터 속속 한계에 이를 수밖에 없다.
  
최근 2∼3년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불어난 가계와 기업의 신용(빚)도 언제라도 터질 수 있는 금융위기의 뇌관이다.
 
한은의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 신용(자금순환통계상 가계·기업 부채 합) 비율은 221.2%로 1분기(220.9%)보다 0.3%포인트 올라 또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국제금융협회(IIF)가 올해 2분기 기준으로 세계 35개 나라의 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한국은 102.2%로 불명예스러운 1위를 차지했다. 가계 부채가 경제 규모(GDP)를 웃도는 유일한 국가다.
 
GDP 대비 한국 비금융 기업의 부채 비율(117.9%) 역시 홍콩(279.8%), 싱가포르(161.9%), 중국(157.1%)에 이어 4위로 세계 최상위권일 뿐 아니라, 1년 사이 6.2%포인트(111.7→117.9%)나 뛰어 증가 속도가 베트남(+7.3%포인트·100.6%→107.9%)에 이어 2위였다.
 
한은과 대한상공회의소의 분석에 따르면 한 번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만으로 가계와 기업의 이자는 각 6조5000억원, 3조9000억원 불어난다. 지금도 원리금 상환에 한계를 맞은 가계와 기업이 속출하는데, 기준금리 인상 폭과 기간이 더 늘어나면 쓰러지는 가계·기업의 수도 급증할 수밖에 없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기업 신용(빚)이 빠르게 늘어나는 데다 국내외 경기 둔화, 대출금리 인상, 환율·원자재가격 상승 등 경영 여건도 나빠졌다"면서 "한계기업(3년 연속 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기업) 수와 차입금의 비중(금융보험업 등 제외한 전체 외부감사 대상 기업 대비)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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