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채원 기자] 5대 증권사의 2023년 만기 회사채 규모가 4조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가 증시 부진과 자금시장 경색 등으로 위기를 겪는 가운데 이자 부담까지 더해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5대 증권사의 2023년 만기 회사채는 4조2280억원 규모다. 회사별로 보면 미래에셋증권이 2조59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증권(6800억), NH투자증권 (6000억), KB증권(3400억), 한국투자증권(180억)이 뒤를 이었다.
이들 증권사의 내년 만기예정 채권은 한국투자증권을 제외하면 대부분 1~3%대 이자율을 가진다. 17일 기준 신용등급이 AA-(안정적)인 만기 3년물 무보증 채권 금리가 5.4% 수준으로, 증권사들의 향후 이자부담이 2~3%p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4조원에 따른 이자율이 5%라고 가정했을 때 이자는 2000억원 수준인데 기존보다 1000억원의 이자부담이 더 늘어날 수 있다”며 “증권업계는 레고랜드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유동화기업어음(ABCP) 잔액이 20조원에 달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라 만기 회사채를 단기 자금으로 차환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증권업계는 증시 부진으로 인한 실적악화와 자금시장 경색에 따른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있다. 5대 증권사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미래에셋증권(7558억원), 삼성증권(5511억원), 한국투자증권(5050억원), NH투자증권(3845억원), KB증권(3493억원) 순이다.
올해 1조 클럽이 가능한 증권사로는 8235억원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을 낸 메리츠증권이 유일하다. 지난해 미래에셋증권(1조4855억원), NH투자증권(1조2939억원), 한국금융지주(1조5210억원), 삼성증권(1조3087억원), 키움증권(1조2089억원) 등이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것과 비교되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단기자금시장 경색이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유동성 위기로 번질 수 있다고 봤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유동화 증권에 대한 차환 발행은 소화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금리 수준이 높은 것이 부담이다”며 “증권사 신용보강에 의한 단기 PF유동화증권은 연말까지 총 20.5조원의 단기 유동화증권이 차환발행 할 예정이고 일부 중소형사 및 계열사를 포함한 채무보증이 막대한 증권사의 경우 유동성 리스크가 존재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