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경기침체로 인한 대출 부실화를 우려해 ‘신용대출’ 심사를 강화하는 보험사들이 늘고 있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오는 21일부터 신용등급 6등급(665~749점) 이하인 중·저신용자들에 대한 신용대출 심사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DB손해보험은 신용등급 6등급인 예비 차주들 중에서도 신용점수가 690~749점인 예비 차주들에게만 신용대출을 판매했다. 리스크 관리 강화 차원에서 신용대출 6등급을 넘지 못하면 대출을 내주지 않기로 했다. 이달 기준 DB손해보험 신용대출 금리는 6.50~12.65%이며 대출한도는 최대 2000만원이다.
앞서 현대해상도 지난 1일부터 신용등급 5등급 이하인 중·저신용자들에게 신용대출을 제한한 바 있다. 현대해상은 지난 8월까지 신용등급 제한을 6등급 이하로 뒀지만, 이달부터 1등급 높였다.
현대해상의 신용대출은 장기보험 가입자 중 월 납입금액 5만원 이상, 납입기간 2년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가입자가 대상이며 대출 한도는 최대 2500만원이다. 현대해상 신용대출의 금리는 최소 8.57%, 최고 9.03%다.
신용대출은 약관대출과 주택담보대출과 함께 보험사에서 취급하는 대출 상품 중 하나다. 이 가운데 신용대출은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흥국화재,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미래에셋생명, 흥국생명 등 9개사들이 취급하고 있다. 현재 보험사들은 6등급(749점 이하) 이하를 위험등급으로 분류해 구속성 대출영업을 진행하지 않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2분기 보험사들의 신용대출 잔액은 7조2000억원으로 전분기말(7조1000억원)에 비해 1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1개월 이상 원리금이 연체된 비율은 0.18%로 전분기와 동일했으며 가계대출 연체율은 0.25%로 전분기보다 불과 0.03%포인트(p) 낮아졌다. 다만 시중금리 상승으로 차주들의 대출 상환에 대한 부담은 커진 상황이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들의 신용대출 금리(무증빙형 기준)는 올해 1월 8.94%에서 9월 9.88%로 0.94%p 상승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올 10월 신용대출 금리는 10%를 훌쩍 넘겼을 것으로 추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