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채원 기자] 증권사들이 증권형 토큰 플랫폼을 개발하거나 블록체인 업체들과 업무협약을 맺는 등 블록체인 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최근 증권형 토큰(STO) 플랫폼 개발에 있어 핵심기능 개발 작업과 테스트를 마쳤다. KB증권은 블록체인을 활용한 토큰의 발행과 온라인 지갑으로의 분배, 스마트컨트랙트를 활용한 상품 주요 거래 등의 테스트를 중점적으로 진행했다고 알려진다.
증권형 토큰은 자본시장법상 증권에 해당하는 디지털자산이다. 아직 증권형 토큰 발행·유통 규율체계는 없지만 향후 증권형 토큰을 활용하게 되면 사업자의 자금 조달 수단이 늘어나고 투자자는 새로운 유형의 상품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KB증권 관계자는 “핵심 기능에 대한 개발은 모두 완료한 상태”라며 “향후 발표될 규율 체계에 맞춰 추가 개발 및 보완을 통해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정해지면 이에 발맞춰 내년 상반기에 고객들이 체험할 수 있는 서비스를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B증권은 STO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15일 STO 거래 플랫폼 ADDX는 KB증권으로부터 2000만달러(약 265억원)를 투자받았다고 밝혔다. ADDX는 블록체인과 스마트 컨트랙트를 활용해 디지털 증권 발행과 거래를 지원하는 싱가포르의 민간 거래소다. 앞서 지난 7월 KB증권은 SK C&C와 디지털자산 사업에 공동으로 협업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키움증권과 SK증권은 조각투자 업체, 가상자산 거래소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STO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SK증권은 지난해 증권업계 최초로 가상자산 거래소 지닥과 디지털자산 수탁(커스터디) 서비스 협력 계약을 맺었으며 블록체인 전문기업 해치랩스와도 금융 블록체인 공동 연구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다. 올해는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펀블과 협업해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디지털 유동화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키움증권 또한 올해 뮤직카우나 테사, 펀블 등 조각투자업체와 업무협약을 맺으며 디지털 사업 확장에 나섰다. 이외에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 하나증권, 미래에셋증권 등도 STO 사업 확장을 위해 준비 중이라고 알려진다.
증권업계에서는 당장 금융위원회에서 STO에 관한 가이드라인이 확정되지 않아 사업 구상을 하기에 조심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증권사 관계자는 “아직 금융위에서 증권형 토큰에 관한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아 섣불리 사업을 구체화해서 구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올해 안으로 STO 가이드 라인을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