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여성 리더 초대석②] 박혜숙 티스템 대표, “혁신은 우연한 도전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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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여성 리더 초대석②] 박혜숙 티스템 대표, “혁신은 우연한 도전에서 시작된다”
  • 김민주 기자
  • 승인 2022.11.21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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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초 ‘무막줄기세포’ 활용…“국내보다 해외서 더 인정”
‘인체용 화장품 허가’ 최종 목표…식약처 문 지속 두드릴 것
박혜숙 티스템 대표와 그의 반려견 꽁이. 꽁이는 쓸개골탈구로 인해 한때 제대로 걷지도 못했었다. 티스템 조인트 펫 관절염 치료 주사제를 맞고, 현재는 드넓은 공원을 뛰어다닐 정도로 완쾌했다. 박 대표는 티스템의 무막줄기세포추출물 활용 치료제의 효능을 내 가족과도 같은 반려견에게 투약해도 안심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사진=박혜숙 티스템 대표 제공
[매일일보 김민주 기자] “‘혁신’을 이루기 위한 전제조건은 바로 ‘세계최초’가 되는 것이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만난 박혜숙 티스템 대표가 기자에게 처음 건넨 한마디다. 티스템은 인체지방유래줄기세포를 연구하는 생명공학 기업이다. B2B 동물용 무릎관절염 및 관절주위 손상 치료 주사제 등으로 수의학계, 동물병원업계 등에선 알아주는 업체이자 연구소다.
박 대표는 ‘무막줄기세포추출물’이란 단어를 학계에 처음 내놨다. 무막줄기세포란 지방 흡입술 후 남은 인체의 지방 줄기세포에서 세포 안의 항염 및 재생 효과가 있는 유효물질만 분리한 줄기세포다. 이를 활용한 주사제, 크림 등으로 효과적 임상 결과를 도출해낸 건 티스템이 세계최초다. 하지만 현실은 순탄치 않았다.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 무막줄기세포추출물 활용제의 기술 이전 및 유통을 간절히 바라는 데 반해, 국내선 아직까지 활발한 홍보 및 판매가 이뤄지진 않고 있다. 박 대표가 밟아온 혁신의 디딤돌, 티스템이 풀어가야할 과제와 향후 사업 방향성 등을 들어봤다.

⃟ ‘우연한 발견’과 ‘도전정신’이 만든 혁신의 실마리

박 대표의 남편이자, 티스템의 창립자인 김영실 대표이사는 성형외과‧피부과를 운영한다.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비만 관리 시장’이 국내에 도입될 무렵, 지방 흡입‧이식 기술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특히 지방 흡입 시술이 선풍적 인기를 끌었고, 김 대표이사의 병원엔 지방 잔재물이 빠르게 쌓여갔다. “지방 흡입술 후 남은 지방 폐기물을 버리긴 아깝고 제대혈(분만 후 아기의 탯줄에서 나온 혈액)처럼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다른 용도로 재개발‧활용할 순 없을까.”
단순한 발상과 도전정신의 합으로, 줄기세포와 배양액의 연구가 시작됐다. 국내 한 의료원 내 폐기물 보관함에서 혁신의 실마리를 찾은 셈이다. 

⃟ 핀란드에서 찾은 우리의 미래

동물용 무릎관절염 및 관절주위 손상 치료 주사제인 ‘티스템 조이트 펫’, 반려견 전용 피부 보습제 ‘티스템 크림 펫’ 등은 당초 ‘인체용’으로 개발됐었다. 관공서,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서 허가가 8년째 떨어지지 않고 있어, 상대적으로 허가 과정이 수월한 ‘농림축산식품부 동물용 원료 허가’로 방향을 틀었다. 박 대표는 “한국에서 혁신을 이루기란 참 힘들다. 말그대로 ‘세계최초’인데, 미국, 유럽, 일본 등 글로벌 데이터를 가져오란 말만 반복할 뿐이다. 아직 한국은 혁신할 준비가 덜 된 것 같아 아쉽다고 느낀 순간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인터뷰가 끝나갈 무렵, 그는 기자에게 책 한 권을 건넸다. 저자 강충경 카이스트 대학원 생명공학과 박사의 ‘핀란드에서 찾은 우리의 미래’이다. 이 책엔 핀란드 혁신의 3가지 특징이 서술돼있다. ‘실험적일 것, 위험을 감수할 것, 심패를 감수할 것’. 34쪽에선 ‘R&D 투자 1위, 특허출원 세계 5위…대한민국의 현실’을 읽어볼 수 있다. 갖추고 있는 인력풀과 기술능력, 투자 현황과 달리, 이를 관리하고 사업화할 제도나 구조는 부실하단 내용이다. 티스템이 마주한 현실과 상당 부분 닮아있다. 박 대표는 포기하지 않고 무막줄기세포추출물을 활용한 인체용 의약품 및 화장품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그와 인터뷰하는 내내 새로운 혁신의 전제조건이 존재한단 걸 알 수 있었다. 바로 ‘결과로써 증명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다. 오늘도 티스템 R&D센터에선 수천 번의 좌초에도 불굴한 박 대표와 김 대표이사, 연구진들의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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