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채원 기자] 거래소 자체 발행 코인의 가격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파산 원인으로 자체 발행 코인인 FTT가 지목되면서다. 국내 원화거래소 5곳은 특정금융거래정보법에 따라 자체 발행한 코인이 없다고 전해진다.
21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전 9시 기준 FTT는 1722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달 들어 95.27% 하락한 수치다. FTT는 2019년 5월 8일 FTX에 의해 출시됐다. FTT의 가치가 커지며 자산 규모를 키운 FTX는 과도한 차입 경영을 해오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이에 다른 거래소 자체 발행 코인들도 줄줄이 급락하고 있다.
크로노스(CRO) 코인은 지난 31일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46.91% 하락했으며 후오비토큰(HT)은 같은 기간 52.34% 급락했다. 크로노스 코인은 ‘모든 지갑에 암호화폐를 넣는다’는 비전의 일환으로 2018년 11월 크립토 닷컴에 의해 출시됐다. 후오비토큰은 후오비 그룹의 설립자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거래소가 사용자에게 보상을 제공하거나 투표권을 제공할 때 쓰인다.
스위스의 증권형 토큰 거래소 스마트밸러가 만든 밸러(VALOR) 코인도 이달 들어서만 24.60% 내렸고 쿠코인 거래소의 쿠코인 토큰(KCS)은 34.17% 하락했다.
국내에서는 최근 금융당국이 국내 거래소의 자체 발행 코인 현황 전수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 17일 전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서면으로 협조전을 보냈고 거래소별로 자체 발행 코인 취급 현황 등을 조사하고 있다.
국내 원화거래소 5곳은 특금법에 따라 자체 발행한 코인이 없다고 전해진다. 거래소 관계자는 “국내 원화 거래소들은 특금법 시행에 따라 거래소가 자체 발행한 코인이 없다”고 말했다.
특금법 시행령 제10조의 20에 따르면 가상자산사업자는 본인 또는 본인의 특수관계인이 발행한 가상자산의 매매·교환을 중개·알선·대행할 수 없다.
다만 최근 국내 코인마켓거래소인 ‘플랫타익스체인지’(플랫타EX)가 지난 2020년 1월 3일 상장시킨 암호화폐 ‘플랫’(FLAT)이 자체 발행 코인에 해당한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금융당국이 점검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최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해 거래된 FTT 현황도 점검하고 있다.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가 보유한 FTT 총액은 약 20억 원대 수준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