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기대인플레이션율이 한 달 만에 소폭 하락 전환했으나 대출금리 인상 등 영향으로 1년 후 주택가격 전망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보다 0.1%포인트(p) 하락한 4.2%로 5개월 연속 4%대를 기록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은 기업 및 가계 등의 경제주체들이 현재 알고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예상하는 향후 1년 후의 물가상승률을 뜻한다. 기대인플레가 4.2%라는 것은 물가가 상승세를 지속해 1년 후 이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지난해 2월 2%대에 진입해 올해 3월까지 14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이후 4~6월까지 3%대를, 7~11월에는 4%대를 기록했다. 4%대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8년 7월~2009년 7월과 유럽 재정위기와 일본 지진이 있던 2011년 3월부터 1년 간 기대인플레이션 수준이다.
지난 1년간의 소비자물가에 대한 체감상승률을 뜻하는 물가 인식은 5.1%로 전달보다 0.1%p 낮아졌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 팀장은 “최근 전기료 등 공공요금이 인상됐고, 외식비 등도 많이 올랐지만 석유류나 농축수산물 등 생필품이 안정세를 보인 점이 영향을 미쳤다”며 “지난 11일 미국 소비자물가 지수가 하락하면서 환율도 60원 가까이 하락하는 등 향후 물가가 정점을 지나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심리적인 영향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국제유가도 배럴당 80달러 선을 하회하는 등 하락하고 있지만 미국 등의 긴축 속도가 어느 정도로 이어질지에 대한 변수가 많아 기대인플레이션 하락 추세가 지속될 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 대비 2.3p 하락한 86.5로 2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했다. 고물가와 경기 둔화 우려 등의 영향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기준값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크면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소비심리지수는 지난 6월 96.4로 100 아래로 내려선 후 6개월 째 100을 하회하고 있는 등 부정적 시각이 우세하다.
반면 집값 전망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대출금리 인상으로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세가 확대됐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월보다 3p 하락한 61로 집계돼 지난 5월부터 7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는 2013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저 수준이다.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1년 후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고, 낮으면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뜻이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6개월째 100 미만을 기록하고 있다.
황 팀장은 “최근 들어 서울과 지방 등 전국적인 아파트매매 가격 하락폭이 확대되고 있고,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도 커지면서 주택 매수 심리가 위축이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