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삼성‧우리‧하나카드, 내년 3월까지 임기 종료
실적 선방 불구, 경영환경 악화에 ‘낙관 이르다’ 관측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우리나라 7개 전업 카드사 중 절반이 넘는 4개사의 대표이사(CEO)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차기 수장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아직 구체적인 인물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진 않았지만, 금리상승 등 영향으로 경기 상황이 급변하는 만큼 연임 여부를 속단하긴 이르다는 관측이다.
22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국내 7개 전업 카드사인 신한‧삼성‧KB국민‧롯데‧현대‧우리‧하나카드 중 신한‧삼성‧우리‧하나카드의 CEO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우선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와 김정기 우리카드 대표는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된다.
임영진 대표의 거취는 내년 3월 임기를 마치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 여부에 따라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11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내부 규정상 현직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기 두 달 전까지 차기 회장 최종 후보를 추천하면 되지만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계열사 CEO 인사 일정을 고려하면 12월 초께는 결론을 내야 한다는 공감대가 회추위에서 형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내부에선 임 사장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로 카드업계를 리딩하는 시장 점유율 및 수익성과 그룹 수익에서 비은행 비중이 타사 대비 양호한 성적 등을 꼽고 있다. 신한카드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9.1% 늘어난 5877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1월 우리카드 CEO에 취임한 김정기 대표는 첫 연임 도전인 만큼, 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김 대표는 취임 첫해 우리카드 당기순이익을 전년 대비 67%나 끌어올려 2007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7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늘었다.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와 권길주 하나카드 대표는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김대환 대표는 지난해 말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인정받고 있다. 올해는 업계 2위를 거두기도 하며, 안팎으로 경영 역량을 증명했다. 삼성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45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했다.
권길주 대표는 임기 내 실적이 썩 좋진 못하다. 하나카드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8% 줄어든 1656억원을 기록했다. 특별퇴직에 따른 비용과 선제적인 장기 카드대출(카드론) 취급 규모 감소 등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서면서 수익이 줄어든 영향이다. 리스크 관리로 회사 경영 안정에 기여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업계는 대부분의 수장이 조달금리 상승과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악재 속에서도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이에 따라 임기가 만료되는 수장들의 연임이 무리 없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그러나 연임 여부를 속단하긴 이르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준금리 상승으로 인해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더욱 짙어졌고, 조달환경 악화로 공격적인 영업을 감행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카드사들은 신용판매 매출 증대에도 자금조달 비용 상승으로 인해 3분기 순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는데, 4분기 실적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부의 리볼빙 수수료 인하 압박과 카드론 DSR 규제 포함, 부동산PF 시장 악화 등 수익개선 방안이 특별히 없는 상황에서 수익 악화 흐름은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