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건설노조 집회·24일 철도노조 준법투쟁 돌입
서울교통공사노조도 30일부터 파업…모두 ‘안전’ 관련 투쟁
[매일일보 나광국 기자] 건설·철도 노동조합이 대규모 동시다발 총파업에 돌입한다.
전국철도노조는 22일 오전 서울역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4일 준법투쟁에 돌입하고 내달 2일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지난 수개월간 진행된 임금 및 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단체교섭에서 코레일 관리자들이 승진 독식과 불평등한 임금체계를 고집하고 있어 노조가 총력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또 이달 발생한 경기도 의왕 오봉역 사망사고를 비롯해 올해에만 4명의 철도 노동자가 직무 중 사망했지만 국토교통부와 철도공사는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조측은 이 자리에서 △오봉역 입환작업(차량의 분리·결합·전선) 인력 충원으로 최소 3인1조 근무 지정 △전국 주요 철도기지 입환작업 실태조사 및 근본 재발방지책 마련 △혁신가이드라인의 정원감축·구조조정 계획 중단 △수도권 광역전철역 혼잡도에 따른 실태조사 노사정 공동 진행 및 ‘10·29 참사’ 예방대책 마련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박인호 철도노조 중앙쟁의대책위원장은 “정부가 최근 국회에서 인력부족 문제를 노조의 잘못때문으로 호도했다”며 “철도노조에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철도시설 유지보수 업무를 운영사인 코레일에서 분리하려한다”며 “철도 차량 정비마저 민간에 개방하려는 것은 철도민영화의 사전작업이다”고 비판했다.
현정희 공공운수 위원장은 “철도에서 올해만 벌써 4명이 직무 중 사망했다”며 “철도노조가 2019년 교대제 전환에 따른 필요인력 1865명을 요청했지만 정부가 묵살했다”고 지적했다.
코레일은 철도노조가 24일 오전 9시부터 태업을 예고함에 따라 비상수송대책본부를 운영해 신속한 대응체계를 유지하고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이용객 불편 최소화에 나설 계획이다.
건설노조는 이날 오전 세종대로 일대에서 경찰 추산 1만8000여명이 참석하는 사전집회를 갖고, 오후 1시30분부터는 여의도 일대에서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본집회를 열었다.
건설안전특별법은 건설공사 주체별 안전관리의무와 사망사고 발생 시 벌칙을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당 법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건설노조는 “건설안전특별법이 논의되지 않고 하위법령이 개정되지 않는 동안 지난 2년간 수백 명의 건설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었다”며 “국회와 정부는 즉각 건설현장 안전을 위해 해야할 일을 하라”고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현장에서 산업재해로 사망한 건설노동자는 417명으로 하루 1.14명 꼴이다.
서울교통공사노조(서교공노조)도 오는 30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지난 17일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당역 사고 이후 노동자뿐 아니라 시민들의 생명도 위험해질 수 있는 안전 사각지대인 지하철에 안전인력을 늘려야 한다”며 “그럼에도 서울시는 인원감축과 외주화라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강행하려 한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교통공사는 오는 2026년까지 정원의 10%에 달하는 인력 1539명을 줄이는 감축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노조는 재정난을 이유로 인력감축을 추진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와 공사 측이 인력감축 계획안을 중단하지 않으면 오는 30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예고한 상태다.
노조는 총파업에 앞서 오는 24일부터 역무원들의 ‘2인1조 규정’ 검수 투쟁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경우 지하철 운행 횟수는 줄어들지 않지만, 열차가 지연 운행될 수 있다. 만약 노조가 30일 총파업에 나서면 서울 지하철 1~8호선 운행 횟수는 줄어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