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더 자르고 덜 뽑는’ 증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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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더 자르고 덜 뽑는’ 증권가
  • 이채원 기자
  • 승인 2022.11.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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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올투자증권, 희망퇴직 신청 받고 관리직 임원급 전원 사표
“구조조정 한파 중소형사 시작으로 대형사까지 번질 수 있어”
증권업계에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증권업계에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매일일보 이채원 기자] 실적 악화에 직면한 증권업계에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대졸 신입사원 채용 인원보다 퇴직자의 수가 더 많은 증권사도 나오는 추세다. 증권업계는 중소형사를 시작으로 일부 대형사도 이같은 구조조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이달 말까지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희망퇴직 보상 수준은 근속기간 1년 미만은 6개월분, 1년 이상 3년 미만은 9개월분, 3년 이상 5년 이하는 12개월분, 5년 초과는 13∼18개월분의 월 급여다. 
다올투자증권은 관리직 임원 전원이 경영상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했다고도 알려진다. 또 계약만료되는 계약직 사원은 약 100여명으로 추산된다. 다올투자증권 측은 “직원들의 자유의사에 따라 지원을 받은 뒤 심사 후 대상자를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올해 두 차례에 거쳐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열었다. 상반기에는 15명에서 20명의 신입사원을 뽑았고 하반기에도 비슷한 규모의 채용이 진행됐다.  앞서 케이프투자증권도 법인본부와 리서치사업부 임직원을 대상으로 전원 재계약 불가를 통보하며 해당 부서를 폐지한 바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기업금융(IB) 부문의 감원을 검토 중이라고 전해진다. 잇따른 구조조정이 전 증권업계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올해 증시부진, 레고랜드발 자금경색 사태 등으로 실적 악화에 직면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 넘긴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도 올해 1조 클럽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중소형 증권사의 실적도 곤두박질 쳤다. IBK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26% 감소한 23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교보증권은 전년동기대비 45% 하락한 22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다올투자증권은 전년동기대비 27% 하락한 207억원의 3분기 순이익을 거뒀다. 현대차증권은 이기간 38% 하락한 18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을 비롯한 거의 모든 부서가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어서 인력 조정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지금은 중소형사들이 하나둘씩 구조조정에 나서는 모양이지만 대형 증권사로 구조조정 바람이 번질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한편 금융투자협회는 24일 종합금융투자사들의 중소형 증권사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 프로그램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매입 대상은 A2 등급의 PF ABCP로 증권사별 매입 한도는 2000억 원 규모다. 이번에 우선 매입을 신청한 곳은 중소형사 5곳으로 주관사인 메리츠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이 2938억 원 물량을 전액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금융당국은 한국증권금융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으로 종합금융투자사 9곳에도 5000억원가량의 자금을 공급할 예정이다. 증권금융은 3조원 규모로 조성한 ‘증권사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대형사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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