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9월 말 기준 3조1874억원…1년 전보다 약 300%↑
금리 인상으로 인해 여전채 발행 어려워지자 대출 확대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카드사들이 최근 1년 새 은행 대출을 네 배 이상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한 가운데, 카드사의 주요 자금 마련 수단이던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금리도 급격히 올랐다. 카드사들은 현재 비용 압박 때문에 채권 발행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기업어음(CP) 등으로 조달 수단을 다변화하고 있지만, 당분간 금리 인상 추세가 지속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만큼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7일 여신업계와 한국신용평가 분석을 종합해보면 9월 말 기준 카드사의 일반차입금은 3조1874억원으로 1년 전(7987억원)보다 네 배 이상 증가했다. 전체 비중으로 봐도 1년 새 0.8%에서 2.5%로 세 배를 넘겼다. 지난 2018년부터 작년까지 카드사의 일반 차입 비중은 1% 안팎이었다.
반면 카드사의 주된 조달 수단인 회사채 비중은 급감했다. 같은 기간 신한·삼성·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카드 등 국내 7개 전업카드사의 전체 조달 자금(125조4333억원) 중 회사채(79조5837억원) 비중은 63.4%로 집계됐다. 1년 전(72.5%)보다 무려 9.1%포인트(p)나 낮다.
이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여파 영향이 지배적이다. 카드사는 수신 기능이 없어 여전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그러나 작년 말부터 시작된 연이은 금리 인상으로 인해 비용부담이 커졌다. 여전채 AA+ 3년 만기 금리는 지난 7일 기준 연 6.088%다. 올해 초(2.42%)에 비하면 세 배 가까이 높다. 여전채 투자 매력도 떨어진 상황이다.
여전채와 국고채의 차이인 신용 스프레드 역시 2%포인트를 돌파했다. 이는 올 초 0.537%포인트와 비교해 약 4배 가량 차이난다. 일반적으로 국채보다 신뢰도가 낮은 여전채는 프리미엄을 붙여 판매하는데, 신용 스프레드가 커질수록 시장에서 여전채 매력이 그만큼 떨어진다.
카드사들은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마련이 어려워지자 CP 등으로 조달 수단을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다. 국내 카드사의 CP 조달 비중은 1년 전(12.4%)보다 7%포인트가량 높아진 19.3%였다. 규모로 보면 12조8900억원에서 24조2220억원으로 약 두 배로 늘었다.
현재로선 마땅한 해답이 보이지 않는다. 내년까지 금리 상승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앞서는 만큼, 비우호적인 조달 환경이 지속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석호·이수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원은 ‘보험·비은행 산업 환경변화와 전망’을 통해 “향후 기준금리 상승 기조가 유지될 경우 카드채 AA0 3년물과 국고채 3년물 간 금리 스프레드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