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금리가 지속적으로 인상됨에 따라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낮은 보험약관대출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34개 보험사(손해보험·생명보험)의 가계 약관대출 잔액은 지난 6월 말 65조7316억원으로 3월 말 65조4608억원 대비 0.4%(2708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2조9305억원 감소했다. 고금리에 올해 들어 대출 만기를 맞은 개인들이 상환에 집중하는 것과 대비된다.
‘생계형 대출’인 보험약관대출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여서 취약차주로 인한 부실 리스크 가능성도 제기된다. 보험약관대출은 보험 보장은 유지하면서 해지환급금의 50~95%까지 빌릴 수 있는 대출이다.
보험약관대출 이용이 늘어난 것은 시중은행 신용대출보다 낮은 금리 영향으로 분석된다. 손해보험·생명보험협회에가 공시한 지난 10월 기준 보험사별 약관대출 취급금리를 보면, 변동금리 상품을 취급하는 33개 보험사 평균 금리는 연 4.13%(금리연동형)다.
보험계약대출 이율은 금리연동형일 경우 공시이율과 가산금리의 합으로 산정된다. 지난달 현대해상과 삼성화재의 보험담보대출 금리 평균은 각각 연 4.02%와 4.06%다. 삼성·한화·교보 등 생명보험사 보험담보대출 금리도 모두 연 4.5%대였다.
반면 지난 18일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 연 6.218∼7.77%)는 8%대에 바짝 다가섰다. 보험담보대출 금리는 은행의 60% 수준이다.
실제로 올 3분기 가계대출은 감소했음에도 보험계약대출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은행이 지난 22일 발표한 ‘2022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대출 규모가 1756조8000억으로 전분기 말 대비해 3000억원이 감소했지만, 보험 등 기타금융기관에서 대출은 2조8000억원이 올랐다. 이에 한국은행은 보험사의 보험약관대출 등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보험계약대출은 간편한 과정 때문에 1금융권 가계대출을 받기 어려운 취약차주들의 이용률이 많다. 자신이 냈던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하기 때문에 대출 심사 없이 받을 수 있다. 중도상환 수수료나 연체이자도 없고 상환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보험사 입장에서는 손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