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말 예대금리차 2.46%p…8년 만에 최대
10월 코픽스 3.98%…전월보다 0.58%p 올라
[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올 3분기부터 예대금리차(예금금리-대출금리) 비교 공시가 시작됐으나 3분기 말 은행들의 예대금리차는 8년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기준금리 인상에도 당국이 수신금리인상 자제를 요청하면서 앞으로 예대금리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잔액 기준 국내 은행의 평균 예대금리차는 2.46%포인트(p)로 집계됐다. 이는 2014년 2분기(2.49%p) 이후 8년 만에 최대 수준이다. 국내 은행 예대금리차는 2020년 3분기 말 2.03%p에서 4분기 말 2.05%p로 벌어졌고 지난해 1분기 말과 2분기 말에 각각 2.12%p, 3분기 말 2.14%p, 4분기 말 2.21%p로 계속 커졌다. 올 들어서 지난 1분기 말 2.32%p, 지난 2분기 말 2.4%p로 더 벌어졌다.
올해 국내은행의 예금 금리는 2분기 말에 1분기 말보다 0.21%p 올랐고 같은 기간 대출 금리는 0.29%p 올랐다. 3분기 말 예금 금리는 2분기 말보다 0.49%p 올랐고, 같은 기간 대출 금리는 0.55%p 상승했다. 기준금리가 인상하면서 은행들은 예금 금리보다 대출 금리를 더 많이 올렸다는 뜻이다.
한은이 지난달 발표한 ‘우리나라 은행의 예대금리차 변동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1%p 인상하면 잔액 예대금리차는 약 0.25%p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은행 대출의 상당 부분은 변동금리 조건이고 예금은 절반 이상이 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예금 등 금리가 낮은 ‘저원가성’이기 때문에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더 빨리 오르면서 예대금리차가 벌어진다는 분석이다.
지난 24일 한국은행 금통위는 베이비스텝(기준금리 한번에 0.25%p 인상)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3%에서 3.25%로 인상했다. 지난 2011년 6월 이후 10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준금리 인상 당일 이복현 금감원장은 “금융사의 유동성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서 수신금리 과당 경쟁에 따른 자금 쏠림이 최소화되도록 관리 및 감독을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기준금리를 올리자마자 수신금리 인상에 나섰던 시중은행들이 선뜻 수신금리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분과 시장금리‧자금시장 상황 등 여러 조건을 고려해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케이뱅크만 이날부터 ‘코드K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최대 0.5%p 인상했다. 이에 해당 예금의 가입 기간 12개월 이상 2년 미만은 연 4.6%에서 0.4%p 인상해 연 5%로 인상됐다.
반면 대출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나타내면서 예대금리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코픽스는 시장금리에 맞춰 선반영된다. 시장금리는 시중은행의 CD‧채권 금리 등을 말한다. 10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전월(3.4%) 대비 0.58%p 오른 3.98%로 2010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상승폭도 최대치로 지난 7월 최대 월간 상승폭(0.52%)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