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MG손보, M&A 물색…잠재매물 포함하면 총 6개사
인플레이션·금리 상승에 보험 산업 ‘저성장‘…인수 메리트 ‘뚝’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보험사 매물이 쏟아지고 있지만, 인수자를 찾는 데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인플레이션’(화폐가치 하락·물가 상승) 우려와 금리 상승으로 인해 우리나라 보험 산업의 성장성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여기에 내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현금 확보가 시급해진 상황에서, 보험사의 인수 시 비용 부담만 가중해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28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KDB칸서스밸류PEF’(KCV PEF)가 KDB생명보험 매각 공고를 내고 매각 절차를 공식 개시한다. KCV PEF는 KDB생명 매각을 위해 유수의 복수 자문사를 선임해 실사 등 매각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산업은행은 KCV PEF의 업무집행사원으로서 잠재인수자와 유연한 거래구조 협상 등 매각 성사를 위해 작업에 착수한다.
거래구조는 KCV PEF 등이 보유한 KDB생명 지분 92.7% 전량 매각을 기본으로 하되, KDB생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수자의 자본확충(신주인수 등)을 포함하고 있다. 매각주간사는 삼일회계법인이며 재무는 한영회계법인, 법률은 법무법인 광장 등이 담당한다. 산은 측은 내년 1·4분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해 2·4분기 거래종결을 목표로 세웠다.
MG손보도 대주주인 JC파트너스를 통한 자체매각과 금융당국의 공개매각이 진행 중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4월 정례회의를 통해 MG손보를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하자, 대주주인 JC파트너스는 이에 반발해 ‘부실 금융기관 지정 집행정지를 위한 가처분 소송’을 냈다. 소송이 이어지는 동안 당국과 JC파트너스는 각자 자체매각 주관사를 선정해 놓은 상태다.
이들을 포함해 현재 잠재 매물로 거론되는 보험사는 롯데손해보험, 동양생명, ABL생명, AXA손해보험 등 총 6개사다. 롯데손보는 사모펀드(PEF)인 JKL파트너스가 지난 2019년 롯데그룹으로부터 롯데손보를 인수한 이후 매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이 현지에서 매물로 나와있다. AXA손보는 교보생명과 매각이 진행되다 올초 M&A가 무산된 바 있다.
보험사 M&A 성사가 쉽지 않은 배경은 현재의 경기 상황과도 맞물린다. 보험 산업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에 따른 경기둔화 영향으로 성장성 저하 추세가 뚜렷해진 상황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내년 보험산업 수입보험료는 금융환경 불확실성 확대로 저축·투자형 상품 실적 둔화 가능성이 있어 전년보다 2.1%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생명보험 수입보험료는 일반저축성보험과 변액저축성보험의 부진 등으로 전년 대비 0.3% 증가하고, 손해보험 수입보험료도 전년 대비 3.9% 증가하는데 머물러 전반적으로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봤다.
여기에 내년부터 시행되는 IFRS17과 이를 반영한 ‘신(新)지급여력제도’(K-ICS)의 도입도 보험업계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들 제도의 도입은 보험사의 수익성과 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지목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 인상 기조 속 내년 자금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제도의 도입으로 M&A가 활성화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국내 경기둔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성장성과 수익성을 위협받고 있어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