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채안펀드로 유동성 풀고 통안채로 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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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채안펀드로 유동성 풀고 통안채로 회수
  • 김경렬 기자
  • 승인 2022.11.2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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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긴축 중에도 기업에 RP 2.5조 매입
통안증권 7.8조 발행...통화량 미세조정
정부 경제 관련 인사들이 지난 28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상목 경제수석,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추 경제부총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연합뉴스
정부 경제 관련 인사들이 지난 28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상목 경제수석,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추 경제부총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한국은행이 물가 안정과 경제 침체 극복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모든 기법을 총동원 하고 있다. 한은은 이달을 포함해 올해 총 여섯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안을 발표했다. 채권시장이 얼어붙는 등 경기는 급속도로 침체되고 있다. 겹겹이 악재로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1%대로 낮아졌고 물가는 여전히 높다. 업계에선 한은의 정책 방향에 주목하고 있다. 29일 한국은행은 12월 통화안정증권(이하 통안증권)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7조8000억원 규모다. 경쟁입찰을 통해 6조7000억원의 통안증권을 발행하고 모집을 통해 1조1000원을 발행한다. 2년물이 3000억원 증가하고, 91일물은 2조4000억원 줄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발행계획은 공개시장운영 여건과 채권시장 상황 등에 따라 수정될 수 있기 때문에 입찰 전 영업일에 공고되는 최종 입찰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내달 발행 물량은 11월 발행 대비 2조1000억원 축소된 규모다. 이달 통안증권은 9조9000억원 어치 발행돼 지난 10월과 같은 규모를 유지했다. 내달에는 통안증권 발행 규모를 줄여 통화를 덜 흡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은이 시중 통화량을 조절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통화안정계정, 환매조건부채권, 통안증권이다. 통화안정계정은 지난 2010년에 도입된 한은의 수시입출금 통장이다. 환매조건부채권은 RP로 볼 수 있다. 환매조건부채권을 금융기관에 팔면서 일정 기간 후 다시 사겠다고 약속해 해당기간 통화량을 조절할 수 있다. 통안증권은 세 가지 방법 중 가장 활용도가 높다. 통안증권은 채권을 발행해 금융기관, 일반인 등 불특정 다수에게 팔아 시중 통화를 흡수하는 기법이다. 국고채와 달리 채무로 잡히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시중 통화를 늘리려면 중도환매하면 된다. 만기에 돈을 새로 찍어 갚는다면 되레 시중 통화량을 늘릴 수도 있다. 외국인 투자자를 모아 통화를 확보할 수도 있다. 통화량을 단기적으로 미세조정하기에 안성맞춤인 셈이다.
한은은 최근 행보를 통해 자금경색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물가안정을 최우선해 통화 긴축 재정 중인 현 금리 정책과 정면 배치된다. 긴축이라는 중심은 갖되, 기업과 개인 소비 심리를 회복해 경기를 부양하자는 정부 입장에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한은은 지난 28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통해 채권안정펀드 자금 지원에 동참키로 했다. 정부는 5조원 규모 채권시장안정펀드 제2차 ‘캐피털콜(펀드 자금 요청)’을 실시한다. 이중 한은은 펀드 자금의 절반인 2조5000억원을 제공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83개 참여 금융회사별 출자금의 50%까지 지원하겠다는 약속이다. 91일물 RP을 매입하는 방식이고, 차환 여부는 석 달마다 시장상황 개선 정도를 고려해 결정한다. 이와 관련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일상적인 RP 매입은 연말까지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자금이 집중되면 늘릴 수 있다. 이번 정책은(채안펀드 출자 회사 RP 매입은) 유동성 관련 정책이다”며 “담보를 받고 신용 위험이 없는 유동성 지원이기에 한은의 금리 인상 기조와 상충되는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다만 한은의 이중정책이 소비심리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RP 매입으로 비정상적으로 오른 CP(기업어음) 금리가 떨어져야 실질적인 정책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 자본을 긁어모아 통화량을 미세 조절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통안증권 인기도 시들해진 상황이다. 올해 외국인 투자자의 원화채 잔고 증가분 중 국고채와 통안증권 비중은 57%(8조2600억원)를 차지했다. 작년 같은 기간에 늘어난 잔고에서 국고채와 통안증권이 차지했던 비중(82%) 대비 커졌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고채‧통안증권에만 집중하지 않고 투자 저변을 넓혔기 때문이다. 금리가 오른 은행채 등의 투자 매력이 높아져 관심이 분산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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