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환경이 더욱 악화하자 카드론 금리가 크게 오르고 있다. 29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카드론 평균 금리는 지난달 말 기준 13.20~15.16%로 집계됐다. 9월과 비교해 상·하단이 각각 0.74%포인트, 1.18%포인트 올랐다. 카드론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에도 12~13%에 불과했다. 1월 13.66%, 2월 13.54%, 3월 13.26%, 4월 12.98%, 5월 12.97%, 6월 12.92%, 7월 12.87% 등이었다.
그러나 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면서 여전채 금리가 크게 오르자 비용 부담이 커져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한 분위기다. 여전채 금리는 지난 7일 6.088%로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초만 하더라도 여전채 금리 수준은 2%대에 불과했는데, 업계에선 여전채 금리가 연내 7%까지도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전채와 국고채의 차이인 신용 스프레드 역시 2%포인트를 돌파했다. 이는 올 초 0.537%포인트와 비교해 약 4배 가량 차이나는 수준이다. 국채보다 신뢰도가 낮은 여전채는 프리미엄을 붙여 판매하는데, 신용 스프레드가 커졌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에서 여전채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카드사들은 기준금리 인상과 채권시장 경색으로 카드론 금리를 상향 조정하는 모습이다. 저신용자의 경우 법정 최고금리(20%)에 달하는 고금리가 부과돼 대출이자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들이 우대금리와 특별할인금리를 더한 조정금리 폭을 줄이면서 카드론 금리는 상승곡선을 탔다. 카드사들은 그동안 기준금리 인상기 속에서도 조정금리를 제공하며 낮은 이자로 대출을 내줬지만 조달비용 부담에 조정금리를 줄이고 있다. 지난 7월 7개 전업카드사의 평균 조정금리는 1.66%였지만 지난달 말 기준 0.74%로 1%대 아래로 내려온 상황이다.
한편 고물가에도 소비가 늘어나며 카드 빚은 사상 최대 수준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의 영향으로 소비가 늘어난 가운데 임금은 그대로인 데 비해 물가는 오르면서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저하돼 카드 빚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카드 판매신용 잔액은 113조 8000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3조 2000억 원(13.2%)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