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지난 두달간 급등한 코스피가 연말에는 랠리를 이어가기 힘들다는 전망이 나온다. 단기 매물 부담이 쌓여가고, 미국 최종 금리 수준과 경기 방향성을 둔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증권가에선 이달 코스피 지수가 2500선 인근까지 올라왔지만 내달에는 2300선을 밑돌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30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제시한 12월 코스피 예상 밴드는 대신증권(2280~2510), 교보증권(2300~2500), 키움증권(2310~2540), 현대차증권(2330~2550), 신한투자증권(2350~2550) 등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저점을 재차 테스트할 정도의 하방 압력을 받을 확률은 희박하지만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매크로 이벤트와 외국인 순매수 강도 약화 가능성 등이 증시 상단을 제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증권과 신한투자증권도 주가가 오를수록 가격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말 랠리 기대감이 있지만 밸류에이션에 대한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지난해 7월 이후 단 한번도 3개월 연속 랠리를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에 설상 랠리가 이어진다고 해도 연초 장세에 대한 부담은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10% 내외 추가 하락 여력이 존재한다”면서 “12월 주식시장은 이익이 상단을, 연준 속도 조절에 따른 적정 밸류에이션 상승이 하단을 제한하는 박스권 장세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신증권은 내달 코스피 예상 밴드로 증권사 중 가장 낮은 2280~2510p를 제시했다. 증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최근 상승의 동력이었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대신증권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달 13~14일(현지시간) 열리는 올해 마지막 FOMC에서 내년 및 2024년 점도표 상향 조정으로 투자자들의 금리 인하 기대를 제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 2400선은 주가수익비율(PER) 11배를 웃돌아 추가 반등 시도가 있더라도 폭이 제한적이고 하락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졌는데 달러 반등이 재개될 경우 외국인 차익실현 심리 강화와 코스피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